판금 가공과 제관에 대해 알아봅시다

판금 가공과 제관은 모두 금속으로 된 판재를 가공하는 제조 방식입니다.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그동안 온라인 제조 플랫폼 캐파(CAPA)에서는 판금 가공 서비스만 제공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일부 고객들은 캐파에서도 제관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는 요청을 하기도 했습니다.
캐파가 7월부터 새롭게 선보일 서비스 개편에 맞춰 ‘제관’을 새로운 제조 서비스 목록에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이번 글에서는 비슷한 듯 서로 다른 판금 가공과 제관에 대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출처: 셔터스톡

닮은 듯 서로 다른 판금과 제관

‘판금 가공’이란?

판금(板金)의 사전적 정의는 금속 판재, 즉, 얇고 넓게 조각을 낸 쇠붙이를 뜻합니다. 판금 가공이란 판금을 구부리거나 절단하여 원하는 형태를 만드는 금속 가공 기법을 가리킵니다. 보통 알루미늄이나 스테인리스, 황동 등과 같은 재료를 이용해 가전제품을 비롯해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대표적인 제조 방법입니다.

판금 가공을 통해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커팅’을 통해 금속 판재(철판)를 잘라냅니다. 이어서 절곡(벤딩)을 통해 철판을 원하는 형태로 구부리고, 일부 부품은 ‘용접’을 이용해 이어 붙입니다. 또 원하는 모양을 만들기 위해 ‘타공’을 통해 구멍을 뚫기도 합니다. 이처럼 판금 가공은 세부적으로 커팅, 절곡(벤딩), 용접, 타공 등의 공정으로 구분됩니다.

똑같은 형태의 제품을 대량생산하고자 할 때는 ‘틀’을 만들기도 합니다. 틀을 이용해 판금을 자르고 구부리는 가공법‘프레스 공법’이라고 부릅니다. 냉장고나 자동차 차체가 프레스 공법을 이용해 만들어지는 대표적인 제품입니다.

‘제관’이란?

제관(製管)은 철판(판금)을 자르거나 구부려서 관의 형태를 만드는 공정입니다. 파이프처럼 판금의 양쪽 끝이 서로 맞닿아 단면이 원을 이루는 형태를 떠올리기 쉽지만, U자 모양의 호를 이루는 것도 관 형태에 해당합니다.

사실 제조업계에서 제관이라 하면 보통 정유공장의 기름탱크나 대형 선박의 엔진룸 등 규모가 큰 제품이나 시설을 만드는 작업을 가리킵니다. 제관사들의 모임인 한국제관협회에 따르면 제관은 구체적으로 ‘도면-마킹-절단-취부(용접)-사상-페인팅(후처리)’로 구성된 작업입니다.

이를 풀어서 설명하면 먼저 만들고자 하는 제관 제품의 ‘도면’을 보고 커다란 철판에 절단할 부위를 표시(마킹)하고, 표시를 따라 철판을 ‘절단’합니다. 이어서 잘라낸 철판을 ‘용접’을 통해 붙이거나 떼어내 형태를 갖추게 되는데, 이를 ‘취부’라고 합니다. 다음으로 용접 과정에서 지저분해진 용접 부위를 갈아내 부드럽고 보기좋게 만드는데, 이를 ‘사상’이라 합니다. 마지막으로 페인트 칠 등을 하는 후처리 작업을 하면 모든 과정이 마무리됩니다.

출처: 한국제관협회

국내에서 제관사들은 보통 정유공장이나 조선소 등이 모여있는 울산 온산공단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대형 송유관이나 조선 관련 업무를 주로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형 파이프 제작 같은 소규모 제관 작업은 판금을 다루는 제조업체에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동안 캐파에도 파이프 제작 같은 제관 서비스를 도입해 달라는 요청이 많았습니다. 이에 캐파에서는 서비스 개편(캐파 4.0)을 통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제관 공정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세부 가공방식 살펴보기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판금 가공과 제관은 다양한 세부 공정으로 구성됩니다. 캐파에서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먼저 [요청할 제조 서비스]에서 ‘판금 가공’이나 ‘제관’을 선택하고, [세부 가공방식]에서 커팅, 벤딩(절곡), 용접, 타공 등 4가지 세부 공정을 선택하면 됩니다. 세부 가공방식은 4개까지 복수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떤 세부 가공방식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상담 후 결정]을 클릭하면 됩니다. 이 경우 견적 요청서를 확인한 파트너(제조업체)가 해당 프로젝트에 적합한 세부 가공방식을 추천할 것입니다. 그러면 각각의 세부 가공방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커팅(cutting)

출처: 셔터스톡

커팅(cutting) 철판(판금)을 절단하는 공정입니다. 판금 가공 시 주로 사용되는 커팅 공법에는 레이저 커팅워터젯 커팅이 있습니다.

레이저 커팅(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레이저커팅 어떻게 하나요?> 참고)은 가늘고 강력한 레이저 빔의 열을 이용해 재료를 녹여서 절단하는 공법입니다. 기본적으로 열에 녹는 재료에 적용이 가능하나 열로 인해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는 재료라면 레이저 커팅 대신 다른 방식을 선택해야 합니다.

워터젯 커팅(더 자세한 내용은 <워터젯 커팅이란?> 참고)은 강력한 수압의 물줄기로 금속을 절단하는 공법입니다. 고속으로 분사되는 물줄기의 마찰로 재료를 절단하기 때문에 열과 크게 상관이 없으며, 유리나 돌과 같은 소재도 절단이 가능합니다. 단,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부식에 취약한 소재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체적으로 원하는 커팅 방식이 있다면 ‘상세 요청 사항’에 이를 적어주면 됩니다. 특별히 선호하는 커팅 방식이 없다면 보통 파트너(제조업체)가 재료나 상황에 맞게 커팅 방식을 선택하게 됩니다. 어떤 커팅 방식이 좋을지 고민이 된다면 채팅 상담을 통해 파트너와 논의해볼 것을 추천합니다.

단순 절단

단순히 철판(판금)을 자르는 작업만 필요하다면 [요청할 제조 서비스]에서 ‘판금 가공’ 대신 [커팅]을 선택해도 됩니다. 이 경우 세부 가공방식으로 [레이저 커팅], [워터젯], [단순 절단]을 선택(복수선택 가능)할 수 있습니다. 이 중 ‘단순 절단’은 레이저 커팅이나 워터넷 커팅 이외의 방식으로 철판을 절단하고 싶은 경우에 선택하면 좋습니다. CNC 공작기계를 비롯한 다른 절단 방식을 사용해 신속하게 절단 작업을 끝내고 싶다면 단순 절단을 선택하고 ‘상세 요청 사항’에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적어주면 됩니다.

이 외에도 철판 이외의 재료를 신속하게 절단하는 작업이 필요할 경우에도 [커팅]-[단순 절단]을 선택하면 됩니다. 또 자르고 싶은 재료가 있는데 어떤 커팅 방식을 사용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커팅]을 선택한 뒤 [재질로 선택]을 클릭, 화면에서 절단하고자 하는 재료를 고르면 됩니다.

2️⃣ 벤딩/절곡

출처: 셔터스톡

벤딩(bending) 혹은 절곡판금에 적정량의 힘을 가해 구부리는 공정입니다. 영단어 ‘bend’에서 온, 구부린다는 뜻의 ‘벤딩’과 ‘부러져서 굽어짐’이란 뜻의 한자어 절곡(折曲)은 사전적 정의에선 다소 다를 수 있지만, 제조 현장에선 사실상 같은 의미로 사용됩니다. 어떤 단어를 사용해도 괜찮다는 얘기입니다.

벤딩 작업을 하는 이유는 판금을 구부려 원하는 형상을 얻는 것 외에도 판금의 강도를 높이거나 부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 날카로운 절단면을 부드럽게 굽히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얇은 판재의 형태를 한 금속은 쉽게 휘어지는 단점이 있는데 절곡은 이러한 판금의 휘어짐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A4 종이를 그냥 두는 것보다 여러 번 접어서 두는 것이 바람에 날아갈 가능성이 적은 것처럼 말이죠.

벤딩 공정은 크게 양각, 음각, R-절곡 등 절곡기를 이용하는 방법과 별도의 틀을 만들어 프레스 방식으로 진행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판금 가공을 처음 접하는 경우엔 정밀도 측면에서 커팅 공정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판금 가공에서 가장 중요한 공정은 벤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커팅은 거의 모든 공정을 기계에 의존하기 때문에 오히려 기술이 상향평준화되어 있지만, 절곡은 기계를 사용하더라도 기계를 사용하는 사람의 숙련도에 따라 품질에 큰 차이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판금 가공의 품질을 높이고 싶다면 절곡기를 잘 다루거나 정교한 틀을 만들 수 있는 전문가를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용접

출처: 셔터스톡

용접(welding)두 개 혹은 그 이상의 부품을 서로 접촉시킨 뒤 접촉면에 열 또는 압력을 가해 영구적으로 접합시키는 일종의 조립 공정입니다. 용접된 구조물은 사실상 한 몸인 단품(單品)이 됩니다. 흔히 길을 지나가다 건설 현장이나 자동차 정비소에서 용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모빌리티), 건축, 조선, 항공우주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널리 적용되는 판금 가공 기술입니다.

용접은 재료의 활용도와 제조 비용 측면에서 부품을 접합하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꼽힙니다. 예를 들어 체결을 통한 조립 공정의 경우 리벳과 볼트 같은 부품이 추가로 필요해 결과적으로 용접물보다 더 무거워지게 됩니다. 이에 비해 용접은 무게가 거의 늘어나지 않습니다. 또한, 공장 환경이 아니더라도 도구만 준비되어 있다면 어디서든 작업이 가능해 효율적입니다.

용접 작업을 할 때는 반드시 용접을 위한 설계(design for welding)를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용접 시 재료에 열 또는 압력을 가하는 과정에서 조립품이 비틀리거나 뒤틀리는 등 변형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충분히 감안하는 것입니다.
용접을 통해 무게를 거의 늘리지 않고 두 개 이상의 부품을 하나로 만들 수 있지만, 가능하다면 애초 부품의 수를 줄이는 편이 안전성이나 경제적인 측면에서 좋습니다. 같은 형태의 부품을 만들 수 있다면 용접보다는 벤딩을 통해 형태만 바꾸는 편이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4️⃣ 타공

출처: 셔터스톡

가공이 완료된 제품을 검사할 때 가장 눈여겨보는 곳이 어디일까요? 바로 ‘구멍’입니다. ‘타공’은 구멍을 뚫는 작업을 말합니다. 언뜻 단순한 듯하지만 섬세함이 요구되고 제품의 품질을 가늠하는 중요한 가공 방법입니다.

구멍의 모양은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될 수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많이 쓰이는 타공 방법은 드릴의 회전력을 이용해 동그란 구멍을 만드는 드릴링(drilling)입니다.

일반적으로 드릴링 작업으로 가공된 구멍의 지름은 드릴의 지름보다 큽니다. 반대로 드릴링 중 발생한 열에 의해 재료가 일시적으로 팽창한 후 냉각되는 과정에서 구멍의 지름이 드릴의 지름보다 작아지기도 합니다. 드릴링한 표면을 정밀하게 다듬는 등의 추가 공정이 결과물의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