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 박람회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Consumer Electronics Show) 2022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렸습니다.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가 주관하는 CES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 박람회입니다.
CES는 매년 유명 대기업과 혁신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들이 참가해 IT와 신기술을 접목한 제품들을 최초로 공개하면서 최신 기술과 미래 산업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개최되었지만 올해는 일정과 규모를 줄이되 오프라인으로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매 행사마다 눈길을 잡아끄는 기술들이 쏟아져나오는 CES에서는 해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이목을 집중시키는 기술이나 제품이 화제가 되곤 합니다. 올해 행사에서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소위 가장 ‘핫’하고 ‘힙’했던 제품은 단연 로봇입니다. 어찌 보면 다소 식상할 수도 있는 로봇, 대체 어떤 로봇이기에 IT 마니아들을 매료시킨 것일까요.
사람보다 더 실감나는 표정 연기 ‘아메카’
자신을 닮은, 인간과 비슷한 외모를 가진 로봇을 만들고자 하는 것은 인류의 오랜 꿈이었습니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인간의 표정이나 행동을 닮은 로봇을 만들기 위해선 한 차원 높은 기술이 요구됐습니다. 이번 CES에 등장한 로봇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영화 <A.I.>나 <엑스마키나>에 등장하는 인간을 닮은 로봇을 만나는 것이 먼 미래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기술이 발전했다는 얘기입니다.
올해 CES에서 영국의 스타트업 ‘엔지니어드 아츠’가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Ameca)가 대표적입니다. 아메카는 오직 ‘인간과 같은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기능’에 집중해 만든 로봇으로, AI(인공지능) 기술과 머신러닝 기능을 토대로 전시회에 참가한 관객들과 가벼운 농담까지 소통하는 능력을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입니다.
사실 아메카는 지난해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먼저 공개되어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머리 내부에는 17개의 개별 모터가 달려 있고, 이 개별 모터로 인해 근육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제어하면서 약 50개의 동작과 표정을 지을 수 있다고 개발사는 말합니다. 물론 아직 걸어다니거나 더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는 진정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현장에서 관람객들의 질문에 센스있게 대답하는 아메카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영화에서만 보던, 외모만으로는 사람과 구분하기 어려운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과 공존하는 세상이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의 움직임 가장 가깝게 구현한 ‘아틀라스’
올해 CES에서 선보인 또다른 화제의 로봇은 현대차그룹의 작품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6월 로봇 제작 전문업체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고 실제 산업 현장에서 로봇을 이용한 다양한 실험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번 CES 미디어 컨퍼런스에 로봇 개인 ‘스팟’을 데리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제조업 현장에서 로봇 개인 ‘스팟’을 시범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창고 자동화를 위해 만들어진 로봇인 ‘스트레치’도 올해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또한 휴머노이드 로봇도 개발중에 있는데, 바로 아래의 영상에서 볼 수 있는 ‘아틀라스’입니다. 아틀라스는 현존하는 로봇 가운데 가장 인간의 움직임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 로봇입니다. 앞서 소개한 아메카가 인간과 가장 가깝게 같은 표정을 지을 수 있는 기능에 집중한 로봇이라면 아틀라스는 ‘인간이 움직이는 것과 가깝게 역동적인 기능’에 집중한 로봇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캐파(CAPA)에도 로봇 관련 주문 잇따라
위에 소개한 최첨단 로봇들은 아직 실험실이나 특수한 환경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다양한 형태의 로봇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 삶에 더 가까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장 로봇 팔이 바리스타 역할을 하는 카페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로봇 기술은 이미 우리 일상 속으로 성큼 들어와 있고 이런 로봇 시장은 오는 2025년쯤엔 193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온라인 제조플랫폼 캐파(CAPA)의 고객 중에도 직접 로봇을 제작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습니다. 매일같이 새롭게 올라오는 고객들의 견적요청서(RFQ)를 살펴보면 로봇과 관련된 부품이나 시제품 등의 제작을 의뢰하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캐파의 ‘단골’ 고객인 아보카도랩은 주방을 효율화하기 위해 식재료 준비, 조리 등을 도와주는 로봇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면서 캐파를 통해 시제품이나 부품 등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캐파에는 2,300여 곳(공정 합산 기준)의 제조 파트너가 고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