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분야에서 고객과 파트너(제조업체)가 사실상 소통을 시작하는 수단은 ‘견적서’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예상 비용 등이 적힌 견적서를 받아봐야 비로소 이 파트너와 작업을 할지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견적서를 받지 못한다면 거래를 시작할 수 없습니다.
온라인 제조 플랫폼 캐파(CAPA)에서 고객은 다양한 제조 파트너로부터 견적을 받아 비교한 뒤 자신에게 맞는 견적을 골라 거래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는 파트너로부터 아예 견적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필요 정보 부족하면 견적 매기기 곤란
제조업체가 견적을 매기기 위해서는 가공 방식부터 납기, 예산 등 다양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고객은 ‘견적요청서(RFQ)‘를 작성해 파트너들에게 공개합니다. 하지만 견적요청서에 기재된 정보가 충분치 않다면 파트너 입장에선 견적을 매기기가 곤란합니다. 결국 고객이 먼저 ‘견적요청서’를 꼼꼼히 작성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하는 것이죠.
오늘 캐파 설명서에서는 견적요청서 자체를 처음 작성해 보신다거나, 견적요청서를 올렸는데도 파트너로부터 견적을 받지 못한 경험이 있는 분들을 위해 견적서를 많이 받을 수 있는 견적요청서 작성법을 소개합니다. ‘견적서 많이 받는 견적 요청서 작성법’ 그 두 번째 시리즈로 ‘기구설계 편’을 시작합니다.
① 제작 목적과 제품 용도를 명확히 하세요.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목적과 용도가 명확해야 한다는 것은 어쩌면 원론적인 이야기일지 모릅니다. 기구설계뿐만 아니라 CNC, 3D 프린팅, 금형사출 등 여타 다른 가공 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제품의 제작 목적과 제품 용도는 기구설계에서 특히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아래 사례를 볼까요.
[프로젝트 A의 상세요청 사항]
짐벌 제품의 무게: 30g
거치할 휴대폰 무게: 230 +/- 50g
휴대폰 두께: 5.9 ~ 8 mm
휴대폰 너비: 57 ~ 74mm
휴대폰을 거치할 짐벌이라는 제품은 언뜻 보기에는 제품의 목적이 명확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위 프로젝트는 아이디어 제안자의 제안 목적과 용도, 의도가 불명확한 사례입니다. 휴대폰을 거치할 짐벌의 대략적인 수치만 나와있을 뿐, 짐벌의 목적과 용도가 빠져있습니다.
짐벌의 종류는 매우 다양합니다. 손으로 들고 다니면서 활동성을 강조해 촬영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셀카봉’ 형태로, 안정적인 촬영을 위해서라면 삼각대 형태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목에 거는 짐벌, 벽에 부착하는 짐벌 등 그 종류에 따라 제품 설계는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 설계자는 두루뭉술하게 서술된 제품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제품을 설계해야 합니다. 설계자 입장에선 모든 사항이 변수로 작용합니다. 만약 설계자가 서로 다른 제품을 상상하며 견적서를 제공한다면, 견적가는 설계자의 상상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요.
제품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고객 여러분입니다. 어떤 제품을, 왜 만들고자 하는지, 어떤 용도의 제품인지 명확하고 디테일하게 적을수록 정확한 견적가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② 제품 각 부분마다 치수를 기재하세요.
제품의 전체적인 크기만으로는 정확한 견적 산출이 어렵습니다. 제품 부분 부분마다 상세한 치수를 기재해야 견적서를 많이 받는 데에 유리합니다.
[프로젝트 B의 상세요청사항]
컵을 만들고자합니다.
높이 : 35MM
윗 지름 : 35MM
밑 지름 : 27MM
컵 두께 : 2MM
컵은 비교적 단순한 구조의 제품입니다. 컵의 구조는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고, 제품을 제작할 때 필요한 치수도 비교적 간단합니다. 그럼에도 위처럼 4가지 종류의 치수가 있어야 컵 하나를 제대로 만들 수 있습니다.
컵은 원기둥 형태만 있는 게 아닙니다. 컵의 밑바닥 원은 사람이 입을 갖다 대는 부분의 원보다 작은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컵을 제작하기 위해선 밑 지름과 윗 지름 사이즈를 각각 기재해줘야 합니다. 종이컵과 텀블러의 두께가 다른 것처럼, 컵의 종류에 따라 컵의 두께는 달라지겠죠. 컵의 두께 역시 컵을 설계하는 과정에 있어 필수적인 치수가 됩니다.
컵처럼 쉽게 구조를 상상할 수 있는 기성품이 아니라 구조가 복잡한 제품은 어떨까요. 제작자의 아이디어를 담은 창의적인 구조를 가진 제품이라면 어떨까요. 설계자가 제품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머릿속에서 상상하지 않도록 제품의 부분마다 정확한 치수를 기재해 주세요.
③ 설계위치는 ‘숫자’를 사용해 명확히 표현하세요.
기구설계를 의뢰하는 제품들을 보면 대부분 디자인 이미지가 첨부돼 있습니다. 디자인을 마친 제품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설계를 요청하는 고객분들이 많은데, 이런 경우 제품 파트를 어떻게 나눠서 설계해야 하는지 애매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프로젝트 C의 상세요청사항]
텀블러를 만들고싶어요. 디자인 이미지를 jpg 파일로 첨부했습니다. 텀블러 내부 소재는 알루미늄이고요, 그립이 쉽도록 중간에 고무 손잡이로 감쌀 예정입니다. 텀블러 바깥은 각이 지지 않고 둥글게 만들어주세요.
프로젝트 C는 텀블러의 파트를 모호하게 구분합니다. 고무 손잡이가 위치할 ‘중간’은 어디인지, 둥글게 설계한 텀블러의 ‘바깥’은 어디까지를 말하는 것일까요. 정확한 범위를 모두 설계자가 임의로 지정해서 설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제품을 구성하는 파트를 어떻게 나누는지에 따라 설계 범위와 소요 시간이 달라집니다. 모호한 표현보다는 정확히 ‘몇 cm’ 지점인지 지정해 주세요. 의뢰 사항이 명확할수록 시간과 비용은 절약됩니다.
④ 제품 6면 이미지와 레퍼런스를 첨부하세요
제품 구조를 설계하기 위해선 모든 각도에서 바라본 제품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품을 상·하·좌·우·전·후 6가지 각도에서 바라본 모습을 알 수 있어야 하죠.
설계자에게 제시할 제품 외형을 아직 정하지 못했다면, 비슷한 외형을 가진 제품의 레퍼런스 링크를 첨부해 보세요. 설계자가 참고할 만한 벤치마킹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시하는 것도 파트너로부터 견적서를 많이 받는 방법입니다.
캐파에서 아직 원하는 수준의 기구설계 견적을 받지 못했다면 앞으로 이상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해 견적요청서를 작성해 보세요. 캐파에는 최상의 양산 제품을 생산해 줄 기구설계 전문가들이 고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 콘텐츠 작성에는 캐파 파트너 (주)썸잇의 유장석 대표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기구설계 전문가 (주)썸잇과 거래를 원하신다면 캐파에 접속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