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분야에서 고객과 파트너(제조업체)가 사실상 소통을 시작하는 수단은 ‘견적서’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예상비용 등이 적힌 견적서를 받아봐야 비로소 이 파트너와 작업을 할지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견적서를 받지 못한다면 거래를 시작할 수 없습니다.
온라인 제조 플랫폼 캐파(CAPA)에서 고객은 다양한 제조 파트너로부터 견적을 받아 비교한 뒤 자신에게 맞는 견적을 골라 거래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는 파트너로부터 아예 견적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견적 산정 위해 충분한 정보 제공해야
제조업체가 견적을 매기기 위해서는 가공 방식부터 납기, 예산 등 다양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고객은 ‘견적요청서(RFQ)’를 작성해 파트너들에게 공개합니다. 하지만 견적요청서에 기재된 정보가 충분치 않다면 파트너 입장에서는 견적을 매기기가 곤란합니다. 결국 고객이 먼저 ‘견적요청서(RFQ)’를 꼼꼼히 작성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하는 것이죠.
오늘 캐파 설명서에서는 견적요청서 자체를 처음 작성해보신다거나, 견적요청서를 올렸는데도 파트너로부터 견적을 받지 못한 경험이 있는 분들을 위해 견적서를 많이 받을 수 있는 견적요청서 작성법을 소개합니다.
이를 위해 실제 캐파 파트너들에게 견적 작성을 위해 꼭 필요한 견적요청서 항목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물어보고, 파트너들로부터 많은 견적을 받은 견적요청서들의 공통적인 특징을 추렸습니다. ‘견적서 많이 받는 견적 요청서 작성법’ 그 첫 번째 시리즈로 ‘금형사출’ 편을 시작합니다.
① 구체적인 수량 기재는 필수!
일반적으로 양산 금형 하나를 제작하는 데에 적게는 몇 백 만원에서 보통 수 천만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양산 금형은 보통 1만개 이상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여러 번 제품을 찍어내도 금형이 손상되지 않도록 튼튼한 금형을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시제품 제작이 목적이거나 소량 생산할 목적이라면 QDM 금형이 적절합니다. 실리콘 몰드 등 비교적 제작이 쉬운 QDM 금형은 3000개 정도 제품을 생산할 수 있지만, 50만~70만원 정도면 제작이 가능합니다.
이렇듯 제품을 몇 개나 생산할 지 여부에 따라 제작해야 하는 금형의 유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금형의 종류가 달라지면 자연히 견적 비용 또한 천차만별로 달라지게 됩니다. 아래 예시를 볼까요.
[프로젝트 A의 상세 요청 사항 예시]
“첨부한 도면의 제품을 제작하고 싶습니다. 견적 부탁드립니다.”[프로젝트 B의 상세 요청 사항 예시]
“생산 수량 계획은 월 단위 생산량을 아래와 같이 두 가지 케이스로 나눠서 견적 부탁드립니다.
1) 100만개/월
2) 400만개/월”
프로젝트 A의 상세 요청사항에는 구체적인 제품 수량에 대한 계획이 없습니다. 잘 설계된 도면, 합리적인 예상 비용을 적었더라도 생산 수량에 대한 계획이 파악되지 않으면 어떤 금형을 제작해야 할지 결정하는 단계부터 막히게 됩니다. 실제로 이처럼 예상 생산 수량을 기재하지 않은 견적요청서는 파트너로부터 견적서를 1건도 받지 못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프로젝트 B의 상세 요청을 살펴보면 비교적 생산 수량 계획을 구체적으로 적어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견적 비용을 비교하기 위해 월 단위 생산량을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 요청한 점이 눈에 띕니다. 이 경우 파트너는 한 번에 찍어낼 수 있는 캐비티 수량을 고려해 견적을 매길 수 있기 때문에 보다 구체적인 견적서 작성이 가능해집니다.
② ‘언더컷’ 걱정되면 옵션을 열어두세요
제품 형상에 따라 특정 가공 방식으로 제조하기 어려운 구조가 있습니다. 도면 상에서는 쉽게 구현이 가능할 것 같지만 공정의 특성상 생산이 어려운 경우입니다. 금형 사출의 경우 이러한 대표적인 사례로 언더컷 구조가 있습니다.
[프로젝트 C의 상세 요청 사항 예시]
“휴대폰 뒷면에 부착하는 그립톡을 만들고자 합니다. 고급스럽고 깔끔한 느낌으로 연출해주세요.”
그립톡의 형상은 언더컷이 있습니다. 언더컷 구조는 홈이 파져있거나 돌출된 형상으로, 금형 안에서 자동으로 빼내기 어려운 구조를 말합니다. 이 구조를 어떻게 해결할지 결정되지 않으면 파트너 입장에서는 견적서를 발행하기가 매우 까다롭니다.
언더컷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언더컷 구조의 제품이 금형에서 빠질 수 있는 방향으로 사출될 수 있도록 슬라이드 금형을 제작하는 것입니다. 슬라이드 금형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비용이 더 듭니다.
두 번째는 언더컷 구조가 있는 제품을 파트별로 쪼개서 설계해 사출하는 방법입니다. 이 경우 파트별로 나눈 제품을 다시 한 번 접합해야하는 공정이 추가됩니다. 소위 ‘아쎄이’라고 부르는, 제품 전체를 ‘통’으로 설계한 ‘어셈블리(assembly)’ 도면을 쪼개서 여러 개로 나눠 제작하는 것이죠.
세 번째는 언더컷 구조의 도면을 일부 수정해서 사출하는 방법입니다. 제품의 원래 형상에서 가장 크게 변화를 주어야 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용은 덜 들 수 있습니다.
이처럼 언더컷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견적요청서를 작성할 때 도면 수정 가능성을 열어두거나 이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명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파트너가 또다른 옵션을 제시할 수 있도록 여지를 두는 것입니다. 이미 견적서를 발송한 파트너가 있다면 해당 파트너와 채팅 상담을 통해 언더컷 구조에 대해 조율해보세요.
③ 완제품의 ‘무게’를 적어보세요
파트너 입장에서 처음부터 완벽한 견적서를 고객에게 제공하기는 어렵습니다. 처음부터 제품 생산에 필요한 완벽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더라도 보다 구체적인 견적을 받아보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럴 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표현이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즉, 고객이 먼저 보다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야 파트너도 그에 걸맞는 상세 견적을 제공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은 사항들을 포함시킨다면 보다 최종본에 가까운 견적을 받아볼 확률이 높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제품의 사이즈와 재료가 동일하더라도 제품 ‘무게’에 따라 설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금형 전문가들은 “완제품의 무게를 상세 요청사항에 명시한다면 보다 정확한 견적서를 받아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④ 도면 다운로드를 허용해 보세요
제조업의 언어라 할 수 있는 도면은 견적서 작성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파트너 입장에선 도면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다면 보다 더 상세한 견적을 매길 수 있습니다. 파트너에게 다운로드 권한을 허용하면 제품 형태를 보다 정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고객 입장에선 ‘어차피 도면 뷰어를 통해 도면을 확인할 수 있는데 굳이 다운로드까지 허용할 필요가 있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파트너 입장에선 다운로드 권한을 허용하게 되면 3D 도면만 올라왔다 하더라도 이를 2D 도면으로 변용해 제품의 형상을 더욱 정확하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금형 전문가들은 제품의 구석구석을 더욱 정확하게 표현해주는 것은 2D 도면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견적서를 제대로 작성하기 위해선, 전체적인 제품의 치수뿐만 아니라, 움푹 패인 부분, 곡선의 길이나 각도 등 부분적인 제품의 치수까지 하나하나 들여다봐야 하는데, 이러한 작업을 하는 데에는 2D 도면이 보다 적합하다는 것입니다.
⑤ 예산을 공개해보세요
양산 금형을 제작하는 비용은 적게는 수백 만원에서 많게는 수천 만원 단위의 예산이 투입됩니다. 큰 비용이 오고가는 거래 건의 견적은 대략적인 예산 범위가 정해져야 견적을 발행하기가 수월해질 것입니다. 예산을 공개할 경우 예산 범위를 고려한 맞춤형 견적서를 받을 확률도 높아지는 만큼, 가급적 예산을 공개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캐파에서 아직 원하는 수준의 금형사출 견적을 받지 못했다면 앞으로 이상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해 견적요청서를 작성해 보세요. 캐파에는 최상의 양산 제품을 생산해 줄 금형사출 전문가들이 고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 콘텐츠 작성에는 캐파 파트너 (주)리텍의 이정훈 대표님, 큐네스글로벌의 강진환 대표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리텍과 큐네스글로벌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면 업체명을 클릭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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