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전통적인 제조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신기술로 각광을 받았던 3D프린팅. 비록 애초 기대만큼 빠르게 시장을 변화시키진 못했지만 꾸준히 기술 개선이 이뤄지면서 점차 활용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다소 의외의 분야에서 3D프린팅이 활발하게 적용되기도 하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바로 군대입니다.
미국과 호주를 비롯한 다수 국가의 국방부에서는 3D프린팅(Additive Printing)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주시하며 이미 현장에서 3D프린터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군은 3D프린팅 연구 및 개발에 매년 수억 달러를 쏟아 붓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거기에는 마땅한 이유가 있을 텐데요, 군대의 생사를 좌우하는 보급, 즉 공급망(Supply Chain) 관리에 3D프린팅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3D프린팅을 통해 전장의 최전선에서 군수품 제조(Manufacturing of Munitions)가 가능해진 것입니다.
군대에서 보급의 중요성은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나폴레옹이나 히틀러가 상대적으로 우세한 군사력을 보유하고도 러시아라는 장벽을 넘어서지 못한 것은 안정적인 보급로를 확보하지 못해 물류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역사적 교훈을 반면교사 삼으려는 듯, 미국은 지난 2017년 이후 약 5년 동안 미군은 물류 공급 문제를 해결하고 군사력 전반을 향상시키기 위해 3D프린팅에 상당한 투자를 해왔습니다.
이같은 기조는 최근 미국 국방부가 바이든 대통령의 2021년 미국 공급망에 대한 행정 명령에 따라 국방 분야의 필수 공급망에 대해 발표한 평가 결과에서도 드러납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군대가 임무 성공에 필요한 핵심 초점 영역 및 전략적 조력자로서 3D프린팅(Additive Printing)을 적극 사용할 것을 권장했습니다.
미군의 3D 프린팅 활용은 예기치 못한 환경 변화로 인해 보급이 차단되더라도 현장에서 자체적으로 군수품을 조달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즉, 군수품 공급업체가 전염병으로 인해 타격을 입거나, 원자재가 항구에 갇히거나, 칩 부족으로 인해 물품 생산 라인이 중단되어도 현장에서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필수 부품을 직접 제작할 수 있습니다.
미 국방부는 이미 작년에 적층 제조 전략 수립에 필요한 자금을 각 부서에 분배하였으며, 세부 기술 및 응용 프로그램 등에 대한 지원 계획도 설정하였습니다. 이 모든 프로젝트는 군대가 3D 프린팅을 사용해 예비 부품을 신속하게 생산해 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와 거래하는 엔지니어링 기업 대표인 Robert Gold는 언론 인터뷰에서 “적층 제조(3D 프린팅)는 개발자들이 미군 병력에 대한 기술적인 우위를 유지하도록 돕는 동시에 미군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공급망을 민첩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말했습니다. 군은 3D 프린팅을 이용해 기지나 해상, 또는 최전선에서 주문형(On-demand) 부품을 적시에 신속하고 낮은 비용으로 생산해낼 수 있습니다. 또한 재고 소진으로 더 이상 부품 공급이 불가능한 군수용 차량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에도 3D 프린팅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캔자스의 위치타 주립대학은 미 육군과 협력하여 블랙호크 헬기의 각 구성 요소를 분해해 3D 스캔하는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이제 미군은 블랙호크의 예비 부품이 필요하다면 지구상 어디에서든 해당 3D 디지털 모델 정보를 전달 받아 현장에서 3D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군은 전투기에 필요한 예비 부품부터 원격 전초기지용 콘크리트 막사 제작까지 3D 프린팅의 도움을 받는 방안을 연구하고 적용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군은 블록체인 기술과 결합해 전 세계에 산재한 기지 및 작전 지역에서 항공기를 비롯한 무기의 중요 교체 부품을 안전하게 제조하고 테스트해 실전 배치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아래에서 미군이 구체적으로 3D프린팅을 어떻게 적용해 나가고 있는지 소개합니다.
3D프린팅으로 차체 찍어내 대량 생산
미군은 전투 차량의 차체를 일체형으로 3D프린팅해 제작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방위 분야 R&D(연구개발) 비영리단체인 ‘ASTRO America’는 적은 비용으로 무게는 가볍게, 생산 속도는 높이면서 동시에 탑승자의 생존성을 높이는 소위 ‘일체형 차체 제조(Monolithic Hulls Manufacturing)’를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대규모 적층 제조 방식은 군용 차량의 제조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유사시 공급망의 취약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평가입니다.
36시간 만에 콘크리트 벙커 구축
미 해군은 3D 프린팅 건축 전문업체인 아이콘(Icon)의 3D 프린터를 이용해 단 36시간 만에 트럭에 탑재된 로켓 발사기 시스템을 숨길 수 있을 만큼 큰 규모의 콘크리트 구조물 벙커를 만들어냈습니다. 이와 같은 시스템을 적용하면 터치스크린 태블릿이나 스마트폰 상의 간단하고 직관적인 명령을 통해 ‘대피소’나 ‘교량’ 등의 구조를 설계할 수 있고, 몇 시간의 교육만으로 해당 장비를 다룰 수 있습니다.
군 병원 내 바이오메디컬 3D프린팅
미국 보훈처는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하여 맞춤형 보철물, 치과 도구 및 의료 모델을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최신 VA(Veterans Affaris, 재향 군인 업무) 프로그램 중 하나인 3D프린팅 보청기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군 병원도 있습니다. 해당 승인을 받으면 3D프린터를 사용해 매년 수만 개의 의료기기 부품 등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세계 최강 F22 부품도 3D프린팅
미 공군의 가장 비싼 전투기인 F-22 랩터는 2019년부터 3D프린팅으로 생산된 부품을 달고 비행했습니다. 기존에 사용되던 알루미늄 부품과 달리, 3D프린팅된 티타늄 부품은 부식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3D프린팅을 이용해 부품을 생산하면 자재를 수급하기가 쉽고 리드 타임도 크게 줄어듭니다. 미군 항공기 정비 업무를 맡고 있는 관계자는 “더 복잡한 비행기 부품을 프린트하게 되면, 전투기가 정비를 위해 수리소에 머무는 시간을 60~70일 정도 단축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외에도 군대 내에서 3D프린팅을 적용할 수 있는 범위는 막사, 금속 프로펠러, 잠수함 부품에 이르기까지 방대합니다. 이는 비단 미군에만 국한된 뉴스는 아닐 것입니다.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비슷한 소식이 전해질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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