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 9001, Q마크, JIS마크…
제조에 관심이 없는 분이라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모두 제품이나 서비스의 객관적인 품질을 보증해주는 인증입니다. 특정 회사나 제품에 대해 별다른 정보가 없을 때 공인된 인증은 소비자의 선택을 도와주는 일종의 보증서 역할을 해줍니다.
온라인 제조 플랫폼 캐파(CAPA)에는 공정 기준으로 2000여 제조업 파트너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캐파 고객들이 도면과 함께 견적을 요청하면 해당 가공 방식을 취급하는 파트너들이 견적을 보내고, 고객들은 이 중에서 마음에 드는 파트너를 선택해 본격적인 제조에 들어가게 됩니다. 캐파가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고객의 견적 요청 1건당 평균적으로 7곳 정도의 파트너가 견적을 보내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보통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고 하지만 때로는 너무 많은 선택지가 오히려 선택을 방해합니다. 수많은 대안 가운데 과연 어떤 기준으로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것이죠. 이에 캐파(CAPA)는 앞으로 파트너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주요 인증 취득 여부를 표시해 고객들이 파트너 선택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물론, 제조업체의 경쟁력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객이 만들고자 하는 제품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선 도면과 재료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최적의 제조 방식을 찾아내고 이를 실제로 구현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역량은 보통 제작업체의 기술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암묵지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거래하기 전에는 일일이 업체의 역량을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나 공인된 기관에서 제공하는 품질 인증은 고객이 파트너를 선택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국내 제조업체들에 적용되는 공인된 인증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각각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정리해 봤습니다.
품질의 글로벌 표준, ISO 9001
ISO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정부민간기구(NGO)로, 지난 1946년 국제 표준의 미래를 논의하고자 영국 런던에서 설립된 국제표준화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의 약칭입니다. 현재 전세계 165개국을 회원사로 두고 있습니다.
ISO는 전세계적으로 공인 받는 다양한 국제 표준을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모든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품질경영시스템에 대한 요구사항을 규정해 놓은 ISO 9001은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인증으로 꼽힙니다. 특히 ISO는 5년마다 자신이 운영하는 인증시스템에 대한 자체 평가를 실시해 해당 기준이 여전히 유효한지를 평가하는데, ISO 9001의 경우 올해(2021년)에 또다시 자체 인증을 통과했습니다.
ISO 9001을 취득했다는 것은 품질에 있어서 만큼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ISO측의 표현을 빌리자면, 소비자 입장에서 ISO 9001 인증을 취득한 회사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좋은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consistent, good-quality products and services)’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ISO 9001 인증을 취득하면 국내에서 이노비즈와 벤처기업 평가시 가점이 부여되는 등 품질 관련 다른 인증을 취득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그만큼 공신력이 큰 품질 인증이라 볼 수 있습니다.
부품소재전문기업 인증(확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정한 소재, 부품, 장비의 개발 및 제조를 주된 사업으로 하는 기업 중에서 전문기업을 추천, 확인해주는 제도입니다.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 최종생산물의 고부가가치화에 기여가 큰 것
- 첨단기술 또는 핵심 고도기술을 수반하는 소재·부품·장비로서 기술파급효과 또는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큰 것
- 산업의 기반이 되거나 산업 간 연관효과가 큰 것
-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주력산업 등의 생산에 차질을 초래하는 것
부품소재전문기업 확인을 받기 위해선 먼저 소재, 부품, 장비에 해당하는 업종이어야 하고, 전체 매출액에서 부품이나 소재, 생산설비의 매출액 비율이 절반 이상을 넘어야 합니다. 전문기업으로 선정되면 기술개발, 대출 등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장 실사 없이 신청부터 발급까지 전 과정이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유효기간은 발급일로부터 3년입니다.
Q마크(품질인증)
Q마크(품질인증) 표시제도는 공인된 시험연구원에서 인증을 신청한 기업의 품질경영 체계와 제품의 성능 및 안정성 평가 등을 통해 제품의 품질을 보증해주는 제도입니다. 제조업 분야의 경우엔 주로 한국기계전자시험연구원에서 평가를 실시합니다.
품질인증을 신청하면 공장심사, 제품검사 등을 거쳐 인증 여부를 결정하고, 인증 이후에도 매년 한 차례씩 시장에 유통 중인 제품에 대한 조사를 통해 사후 관리를 해나갑니다.
Q마크 인증을 취득하면 정부의 품질관리 및 기술 지원, 조달청 우수제품 지정시 가산점 부여 등의 혜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ISO9001 등 제조업 품질인증, 객관적 기준 역할
캐파, 인증 표시제 실시로 고객의 선택 돕기로
JIS마크 인증
JIS(Japanese Industrial Standards)는 우리나라의 산업통상자원부에 해당하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주관하는 ‘일본사업규격’입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정한 광공업품 가운데 치수, 품질, 성능, 안전성 등에 대한 기준을 만족시킬 경우 JIS 마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JIS인증 마크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정한 등록인증기관에서만 발급하는데, 한국표준협회(KSA)가 등록인증기관으로 지정되어 우리나라는 물론, 동남아 23개국에 대한 JIS마크 인증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KSA의 JIS인증 심사 절차에 따르면 KSA에서 구성한 심사팀이 신청업체의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여 현장 심사를 수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노비즈 인증
이노비즈란 혁신(Innovation)과 기업(Business)의 합성어로, 기술 측면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을 가리킵니다. 제조업체의 경우 업력이 3년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노비즈 인증을 받으려면 먼저 기술보증기금의 현장 평가를 거쳐 기술혁신 능력 등을 평가하는 기술혁신시스템 평가점수에서 700점 이상을 획득해야 합니다. 이어 경영자의 기술능력, 시장성, 사업성 등을 따져보는 기술수준 평가등급에서도 B등급 이상을 얻으면 이노비즈 기업으로 선정됩니다.
국세 체납 등으로 인해 신용관리정보 대상자로 지정된 경우, 어음교환소에서 거래정지 처분을 받은 경우, 파산이나 회생절차 등에 들어간 경우 등 회사 신용에 문제가 있을 땐 신청 자격이 제한됩니다.
조달청등록업체
조달청은 공공기관이 필요로 하는 물품(용역)이나 공공시설물을 국내외에 조달,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정부 기관입니다. 특히 조달업무의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나라장터(KONEPS,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나라장터는 공공조달의 단일창구로서, 모든 공공기관의 입찰정보는 이곳에 공개됩니다.
나라장터를 통해 공공기관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선 먼저 조달청등록업체로 등록을 해야 합니다. 조달청등록업체는 일정 요건만 갖추면 ‘등록’을 받아주기 때문에 등록 여부가 품질을 보증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등록업체 신청을 위한 제출서류에는 공장등록증 원본, 공장 임대차 계약서 사본 등이 포함되어 있어 제조에 필요한 시설이나 장비를 갖췄는지를 확인합니다. 신청한 제조업체가 실제로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지를 확인하는 겁니다. 보통 공장 등록이 되어있지 않은 경우엔 조달청 등록업체로 등록할 수 없습니다.
조달청 우수제품 인증(확인)
조달청은 조달물자의 품질향상을 위해 지난 1996년부터 중소기업이나 초기 중견기업이 생산한 제품 가운데 기술이나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우수제품’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조달우수제품으로 지정되면 경쟁입찰 외에도 수의계약을 통해 공공기관에 우선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또 전시회 개최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홍보 등에서도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달청 우수제품 심사는 대학교수, 특허 심사관, 변리사 등으로 구성된 심의회가 실시하는 1차 심사와 1차 심사를 통과한 제품을 대상으로 조달청 계약심사협의회에서 실시하는 2차 심사로 구성됩니다. 두 차례 심사를 통과해 우수제품으로 지정되면 조달청 우수제품 지정증서를 교부합니다.
조달우수제품 지정기간은 지정일로부터 3년이며, 해외수출 실적, 적용기술 유효여부 등을 고려해 최대 3년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지난 1996년 도입된 이래 지난 2020년 말까지 총 5330개 제품이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지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