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걱정 없이 전기차를 탈 순 없을까?
독일의 컨설팅 회사 롤랜드버거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 규모는 2023년 550억 달러(약 7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보다 7년 뒤인 2030년에는 6배 가까이 늘어난 3250억 달러(45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시장 규모가 커지는 만큼 전기차 충전 시장은 대기업들도 눈독을 들이는 격전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작지만 강한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CAPA의 고객사이자 세계 최초로 전기차 충전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한 ‘에바(EVAR)’입니다.
에바는 이훈 대표의 현실 경험에서 시작된 스타트업입니다. 지난 2016년 이 대표는 전기차 구매 예약을 했습니다. 새 차, 그것도 ‘전기차’를 갖게 된다는 기쁨도 잠시, 곧 걱정이 밀려왔습니다. 집 근처에 전기차 충전소가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려면 입주민 동의를 얻어야 했는데 ‘안 그래도 주차 공간이 부족한데 전기차용 자리까지 만드는 건 무리’라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입니다. 그때 이훈 대표의 머리에 떠오른 아이디어가 바로 ‘보조 배터리’였습니다.
‘전기차도 스마트폰처럼 보조 배터리로 충전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보조 배터리가 자율주행으로 움직이며 충전해주면 훨씬 더 편리하지 않을까?’
이와 같은 생각은 당시 이 대표가 재직 중이던 삼성전자의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Lab 인사이드’의 과제이자 에바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2018년 정식 법인을 설립한 ‘에바’는 올해 처음 초청 받은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에서 혁신상 2개 부문을 수상한 데 이어, 내년에 열릴 ‘CES 2023’에서도 3개의 혁신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창업 4년 만에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은 CAPA의 자랑스러운 고객사 ‘에바’를 소개합니다.
삼성전자 사내 벤처에서 스타트업으로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C-Lab 인사이드는 다양한 과제들 중 완성도 높은 아이디어를 낸 팀이 스타트업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핀오프(spinoff)’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기획자 출신 이훈 대표는 이곳에서 기획·영업·마케팅을 두루 섭렵한 신동혁 이사,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넘나들며 제품을 개발하는 김기재 부사장을 만났습니다. 세 사람은 의기투합해 이 대표가 느꼈던 ‘페인포인트’ 해결에 나섰습니다. 결국 자율주행이 가능한 ESS(에너지 저장 장치)를 탑재한 로봇이 배터리가 부족한 전기차를 찾아다니며 알아서 충전해준다는 ‘자율주행 충전로봇’ 솔루션을 내놨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2018년 10월 스핀오프에 성공했습니다.
그해 11월 법인을 설립하고 야심차게 제품 상용화를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하지만 일사천리로 진행될 줄 알았던 사업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예상치 못한 규제 리스크에 맞닥뜨린 것입니다.
사연인즉슨 주차장에서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혹시 모를 접촉 사고에 대비해 보험을 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자율주행과 관련한 법 기준이 없다 보니 이와 관련한 보험상품도 없었습니다. 기술이 아닌 법규 때문에 사업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겁니다. 관련 법규가 마련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순 없었습니다. 결국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했습니다. 사람이 직접 충전기를 움직여서 사용하는 ‘모바일 충전 카트(Mobile EV Charger)’를 개발한 것입니다.
예상 못한 법규 리스크, 대안 마련해 고비 넘겨
적은 힘으로 쉽게 끌 수 있는 ‘모바일 충전 카트’
모바일 충전 카트(Mobile EV Charger)는 사용하기가 정말 쉽습니다. 충전기 카트를 자신의 전기차 앞으로 끌고 와 전용 어댑터에 맞춰 끼운 후 충전하면 끝! 카트 내부에 장착된 배터리를 이용해 충전하는 방식입니다. 카트의 무게가 700kg이 넘지만 ‘근력 강화 기술’이 적용돼 누구든지 조금만 힘을 줘도 쉽게 카트를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내부의 초음파 센서와 라이다(LiDAR)를 통해 전방의 장애물을 쉽게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합니다.
무엇보다 모바일 충전 카트의 최대 장점은 단연 공간 사용성입니다. 전기차를 위한 별도의 주차 공간을 만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인데요. 충전 카트 1대를 100% 충전하면 평균적으로 전기차를 2회 충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전력량 부족한 아파트도 OK
전기 충전기는 많은 양의 전력을 소모합니다. 이 때문에 아파트 주차장에 설치할 경우 전력량을 늘리기 위해 마냥 충전기를 증설할 수 없습니다. 에바는 이처럼 한정된 전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충전기끼리 전력을 공유하는 ‘전력 공유형 스마트 충전기(Smart EV Charger)’를 개발했습니다.
전력 공유형 스마트 충전기는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부착형 완속 충전기입니다. NFC 태그 또는 QR 코드를 이용한 간편한 충전 시스템인데요. 충전기의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충전할 수 있습니다.
초심 지킨 자율주행 충전로봇 ‘파키’, CES서 인정
앞서 설명드린 대로 에바는 애초 ‘자율주행 충전로봇’ 을 개발하기 위해 창업한 회사입니다. 눈앞의 규제 때문에 당장 상용화하진 못했지만 에바의 경영진은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 충전로봇을 만들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았습니다. ‘파키(Parky)’로 명명한 자율주행 충전로봇의 기술과 성능을 계속 업그레이드해 나갔습니다.
그 결과 에바는 최근 세계 최대의 소비자 가전 및 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서 Parky와 VMC로 2개 분야에서 3개의 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번 수상으로 2년 연속 CES 혁신상 5관왕에 빛나는 최초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가 되었습니다.
스마트시티와 로보틱스 2개 분야에서 수상한 ‘Parky(파키)’는 세계 최초로 전기차를 충전해주는 자율주행 로봇입니다. 내부에 고용량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고, 주차장 내부에서 차량의 위치까지 스스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3km 반경 이내 안전한 속도로 이동하며 잠재적인 장애물의 위험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사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주차를 완료한 운전자가 기둥에 부착된 QR 코드를 스캔한 뒤 충전 커넥터와 케이블을 부착하면 QR 코드 정보를 파악한 파키가 운전자의 차량 앞으로 이동해 충전을 시작합니다. 충전이 완료되면 파키는 원래 위치로 돌아가 배터리를 재충전합니다.
이렇듯 파키는 운전자가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직접 찾아가 충전해줍니다. 더 이상 충전기 자리가 비었을까 노심초사할 필요가 없습니다.
VMC, 고객이 부르면 어디든 달려갑니다!
‘CES 2023’에서 에바는 파키 외에도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VMC 서비스로 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VMC(Van Mounted Charger)는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이 호출한 고객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충전을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앱으로 사전에 예약하면 시간과 장소의 제한 없이 서비스 차량이 고객을 찾아갑니다.
CES 계기로 해외서도 관심, 캐나다 등에 수출
에바는 앞서 올해 초에 열린 ‘CES 2022’에서도 2개의 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당시 수상을 계기로 캐나다와 출 계약을 맺어 조만간 이동형 전기차 충전기 등을 수출할 예정입니다. 아직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일본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고, 동남아 쪽에서도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자율주행 충전로봇 파키의 경우 해외시장에서 먼저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입니다. 자율주행과 관련한 규제 해결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특히 ‘CES 2023’ 수상을 계기로 해외로부터의 러브콜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음은 경기도 판교의 에바 본사에서 만난 김기재 부사장님과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Q. ‘에바’란 회사명은 무슨 의미인가요
“에바는 삼성전자 사내벤처인 C-Lab에서의 팀명이었어요. 풀어 쓰면 ‘Eelectric Vehicle Autonomous Recharging’이에요. 사실상 제품명을 그대로 팀명으로 사용했습니다. 다만, 자율주행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서 ‘Autonomous’를 뜻했던 ‘A’의 의미를 저희 회사 모토인 ‘충전 걱정 없는 전기차 라이프’에 맞게 ‘Advanced’로 바꿨습니다.“
Q. 공동창업자 세 분의 역할은 어떻게 구분되나요?
“삼성전자 사내벤처에서 함께 일할 당시부터 이훈 대표님이 전반적인 기획 등을 담당하는 팀 리드 역할을 했고, 신동혁 부사장님은 소프트웨어, 저는 하드웨어를 담당했습니다. 현재는 이훈 대표님이 CEO, 신동혁 부사장님은 CSO(전략/영업이사), 저는 CTO(기술이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자율주행 충전로봇 파키(Parky)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세계 최초로 전기차를 충전해주는 자율주행 로봇입니다. 내부에 고용량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고, 주차장 내부에서 차량의 위치까지 스스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3km/h 반경 이내 안전한 속도로 이동하며 잠재적인 장애물의 위험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운전자가 어디에 주차하든 상관 없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완전한 자유를 제공합니다. Parky가 사용자 차량의 위치를 인식하면 어디든지 이동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Q. 사업은 B2B 위주로 진행하나요
“현재는 B2B에 집중하고 있고, 충전사업을 하고 싶어 하는 기업 고객에 충전기 제품부터 관제 시스템, 고객 앱까지 솔루션을 턴키(Turn-Key)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Q. 해외 진출 상황이 궁금합니다
“현재 북미 쪽에서 관련 인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일본 같은 경우 에바의 종합 솔루션이 들어가기 좋은 상황인 것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동남아 쪽에서도 문의가 오기 시작해 이쪽 시장 역시 고려하고 있습니다. (충전 차량 호출 서비스인) VMC의 경우 보험 쪽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오는 12월부터 직접 찾아가는 충전 서비스 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Q. 해외 진출이 활발한데 CES 출품도 해외 진출의 일환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CES에서 혁신상을 받음으로써 고객들이 저희 제품의 기술력을 인정하게 되고, 해외에서도 더 관심을 갖고 돌아보는 것 같습니다.”
<에바>를 비롯해 최근 국내외에서 각광받는 국내 기업들이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온라인 제조 플랫폼 CAPA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지금 CAPA에 가입하면 CNC, 금형사출, 판금, 3D프린팅 등 각 전문 분야별로 최고의 제조 파트너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