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곡소리 나던 제조업계, 1년 새 분위기 ‘반전’

대표적인 글로벌 제조업 플랫폼.

앞서 소개해드린 바와 같이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제조업 플랫폼에 대한 투자가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잇따른 제조업 플랫폼 증시 입성, 우회 상장이 대세인 이유는?> 참조 올해 들어서만 미국에서 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 기업공개(IPO)를 통해 제조업 플랫폼과 같은 주문형 제조 비즈니스에 투자된 금액은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제조업 플랫폼의 기반이 되는 제조업은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산업 분야 중 하나였습니다.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제조업 경기가 호황으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최근 사모펀드를 비롯해 약삭빠른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제조업 플랫폼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美 제조업플랫폼 등에 올해만 10억달러 이상 투자돼

시대흐름 뒤처진 제조업, ‘디지털 솔루션’ 필요성 커져

 

 

미국의 제조업 플랫폼 픽티브(fictiv)의 CEO인 데이브 에반스(Dave Evans)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 기고한 ‘1년이란 시간이 얼마나 많은 차이를 만들었나(What a difference a year makes…)’라는 글에서 “누군가 재앙을 목격한 지점에서 다른 이는 기회를 포착했다”고 말하며 그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했습니다. 

 

에반스 CEO는 제조업체들이 저조한 판매와 자본집약적인 비즈니스모델, 시대에 뒤떨어진 IT 시스템으로 인해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디지털 솔루션’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고, 결국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내재적인 가치(inherent value)를 지닌 것이 제조업 플랫폼이라고 분석합니다. ‘스팩’을 비롯한 거대 자본이 이와 같은 가치를 알아채면서 인수합병 등이 활발해졌고, 그 결과 관련 기업들의 시장가치가 폭발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데이브 에반스 ‘픽티브’ CEO가 최근 제조업 플랫폼 동향과 관련해 자사 홈페이지에 기고한 글(왼쪽)과 픽티브 홈페이지. <사진: fictiv>

누군가 재앙을 목격한 지점에서 다른 이는 기회를 포착했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시장(금융권을 포함한)의 관심을 받게 됐지만 제조업 플랫폼 창업자들은 일찌감치 제조업 플랫폼이 지닌 잠재력을 간파하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온라인 주문 제조(on-demand manufacturing)를 기반으로 하는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이 그동안 전통적인 제조업이 가지고 있던 고질적인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해결해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스탠포드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픽티브의 에반스 CEO는 자동차 회사 포드(Ford)가 실리콘밸리에 세운 이노베이션 랩(Innovation Lab)이 고용한 첫 번째 신입사원이었습니다. 그는 “전통적인 제조 공정이 어떻게 새로운 제품 개발을 가로막고, (나 같은) 엔지니어들이 하청업체를 관리하고 (자재 등을) 납품 받고 검수하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기고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며 “반드시 더 나은 방식이 있으리라고 확신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그는 지난 2013년 회사를 떠나 동생과 함께 픽티브를 설립했습니다. 픽티브는 제조업에 디지털화, 자동화, AI(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을 도입하며 제조업 시장을 혁신해 나갔습니다. 현재는 미국을 비롯해 중국. 대만, 인도 등지에 250여 제조업 파트너를 두고 온라인 주문생산을 통해 1600만 여개의 부품을 공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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