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알못’의 제조공법 탐험기] 칫솔(금형 사출) 편

안녕하세요! 지난 번 처음으로 ‘제조공법 탐험기 – 손톱깎이(판금 가공) 편'(a.k.a. 제조 ‘알못’)으로 인사드렸던 캐파(CAPA) 콘텐츠팀의 엘라입니다.  ‘제조공법 탐험기’는 제조 문외한인 제가 제조에 대해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기획한 콘텐츠인데, 어떠셨는지 궁금하네요. 우리가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몰랐던 생활용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했는지 소개하는 제조공법 탐험기, 오늘은 2편으로 칫솔 제조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출처 – SBS 드라마 ‘홍콩익스프레스’>

많은 분들이 위 이미지를 한 번쯤 보셨을 텐데요, 바로 배우 차인표 씨가 출연했던 드라마의 한 장면입니다. 무수한 패러디를 낳았던 일명 ‘분노의 양치질’이란 이름으로 유명해진 장면입니다. 혹시 집에서 거울을 보면서 이 장면을 따라해보신 적 있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자주 따라 했습니다… 시험을 잘 못 봤거나 하려던 일이 잘 안 풀렸을 때 거울을 보면서 ‘분노의 양치질’을 따라하면 조금이나마 화가 풀린달까요. 물론 자주 하면 잇몸이나 치아에 좋지 않으니 유의하셔야 합니다.

분노의 양치질이 아니라도 아침, 저녁으로 마주하게 되는 칫솔. 이번엔 우리 일상생활에 정말 가까이 자리잡은 칫솔이 제조 ‘알못’의 레이더에 잡혔습니다. 칫솔은 어떤 제조 공법에 따라 만들어지는지 궁금증을 따라 하나씩 따져봤습니다. 

 

칫솔이랑 델리만쥬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다고?  

 

칫솔을 두 번째 아이템으로 선택하자 궁금증들이 꼬리를 물기 시작했습니다. 괜히 칫솔을 들었다 놨다 하며 살펴보았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칫솔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집니다. 또한 우리가 보통 마트에서 구입하는 칫솔은 똑같은 모양을 대량으로 제조하죠. 즉, 플라스틱을 똑같은 틀에 넣고 대량으로 찍어내듯이 만들어내게 됩니다. 이제 막 제조에 눈을 뜨게 된 저도 여기에 맞는 이러한 소품종 대량생산에 적합한 제조 공법으로 자연스럽게 금형 사출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사실 처음 금형 사출이라는 용어를 듣고 떠오른 생각은 ‘금형은 대략 금속일 테고, 그럼 사출은 뭐지?’ 였습니다. 금형은 말 그대로 금속을 재료로 삼아 만든 하나의 틀입니다. 그리고 사출(射出)은 이 금형 안으로 액체 상태의 플라스틱을 ‘쏘아 내보낸’ 뒤 플라스틱을 냉각시켜서 뽑아내는 기법입니다.

플라스틱은 아니지만 지하철 환승을 하면서 가장 많은 유혹을 받는 델리만쥬나 붕어빵을 떠올리면 쉬울 것 같습니다. 그 델리만쥬(붕어빵)를 만들어내는 틀이 금형이라면, 델리만쥬가 금형 모양에 맞춰 대량 생산되는 과정을 사출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금형 틀에 들어가는 원료가 델리만쥬냐, 플라스틱이냐라는 차이점이 있을 뿐, 사출 과정은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금형사출로 대량생산, 고무 달린 칫솔은? ‘이중사출’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칫솔은 칫솔 모양으로 제작된 금형(틀) 안에 액체 상태인 플라스틱을 밀어 넣은 다음 플라스틱이 굳으면 이를 꺼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이처럼 칫솔이 만들어지는 과정 몹시 간단해 보입니다.하지만 유의해야 할 점은 칫솔 모양을 지닌 금형의 틀을 만들어내기까지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특히 금형은 한 번 만들면 수정이 어렵기 때문에 설계 단계부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칫솔 금형 틀

위 사진처럼 칫솔처럼 작은 제품은 하나의 금형 안에 동일한 모양의 형틀을 여러개 만들어놓습니다. 한 번 사출할 때마다 수십 개의 제품이 한번에 만들어질 수 있는 구조인 셈이죠. 

 

그런데 칫솔을 살펴보면 플라스틱으로만 제조된 칫솔이 있는가 하면, 중간중간 고무가 박혀있는 칫솔도 있습니다. 이렇게 플라스틱과 고무가 함께 사용된 칫솔은 어떻게 만드는 걸까요?

플라스틱과 고무가 함께 사용되는 칫솔대는 보통 이중 사출로 제작됩니다. 이중 사출은 말 그대로 이중으로 사출이 이뤄지는 가공 방식입니다. 보통 두 번에 나눠 사출이 이뤄지는데요, 칫솔의 경우엔 우선 플라스틱으로 칫솔대를 만들고 이 칫솔대를 두 번째 금형에 집어넣고 두 번째 사출을 통해 고무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제작합니다. 이중 사출로 제품을 만들 때는 금형을 제작할 때 부터 미리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고무가 박힌 칫솔의 경우엔 고무가 첫 번째 금형을 만들 땐 고무가 채워야 할 부분을 비워두는 식으로 말이죠.  

 

좌: 금형사출 칫솔 / 우: 이중사출 칫솔

여러분은 매일 손에 쥐는 칫솔이 금형 사출, 이중 사출 같은 제조 공법을 거쳐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사실 저도 얼마 전까지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어서 이런 물건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제조 플랫폼 캐파(CAPA)를 위해 일하면서 제조 공법에 대한 탐험을 시작했고, 이내 주변의 물건들이 색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사용하고 있는 물건들은 뚝딱하고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하나씩 들여다보면 저마다 체계적이고 다양한 제조 공정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일상 속 물건을 살펴보고 이 물건이 어떤 제조 공정을 거쳐 우리 손에 들어왔는지 차근차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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