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세계는 제조업 전쟁…누구를 데리고 싸울 것인가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는 제조업 매칭플랫폼 캐파(CAPA)를 운영하면서 한국 제조업의 눈앞에 닥친 문제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바로 노동력 부족입니다. 플랫폼과 전통 산업은 종종 서로 충돌하는 모습도 보이지만, 결국은 함께 당면한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관계라고 고 대표는 말합니다. 그가 한경 긱스(Geeks)에 제조업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공유해왔습니다.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

필자는 캐파(CAPA)라는 온라인 제조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제품을 외주로 만들고자 하는 고객이 자신에게 맞는 제조업체를 만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플랫폼 서비스다.

이번 기고의 주제인 외국인 근로자 정책 문제는 스타트업의 최신 이슈와 트렌드를 다루는 한경 긱스(Geeks)에서 다루기엔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 이슈는 현재 CAPA 플랫폼에서 활동 중인 파트너(제조업체)들이 당면한 심각한 문제로, 이들이 입점해있는 CAPA가 함께 풀어가야 할 중요한 사안이기도 하다. ‘타다’ 등의 사례에서처럼 전통 산업과 플랫폼은 종종 이해관계가 충돌하곤 하지만, 때로는 기존 산업과 플랫폼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규제 개혁 등을 위해 싸워나가야 한다.

전북 군산에 위치한 전문대학인 군장대학교는 지난 7월 현대삼호중공업과 ‘조선산업 외국인 기술인력 양성 및 수급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내년부터 이 학교에 개설될 인공지능융합 계열에서 조선(造船) 용접 및 조선 도장을 전공한 외국인 유학생이 교과 과정을 성실하게 마치면 졸업 후 현대삼호중공업의 기량 점검을 거쳐 이 회사의 협력사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사에 취업하는 유학생은 외국인 전문 인력에게 주어지는 ‘E-7’ 비자를 취득할 수 있다. E-7 비자는 연장이 쉽고 영주권 취득까지 가능해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서 ‘꿈의 비자’로 통한다. 이미 시범 운영을 통해 올해에도 용접 등을 전공한 이 학교 외국인 졸업생 7~8명이 취업에 성공했다고 한다.

군장대는 이미 외국인 전용 전공인 스마트자동차기계학 계열 신소재가공 전공을 통해 뿌리산업인 용접 및 열처리 분야 전문가 인력을 양성해 왔다. 해당 전공을 이수한 외국인 졸업생은 졸업 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주관하는 대학 자체 기량 검증을 통과하면 뿌리산업 인증을 받은 기업에 E-7 비자를 받고 취업할 수 있다. 이계철 군장대 총장은 통화에서 “외국인 전용학과를 통해 국내 기업에 취업한 유학생 중에는 이미 우리나라 영주권을 취득한 학생들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군장대를 비롯해 6개 대학에서 제조업 취업과 연계해 매년 약 300명의 외국인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갈수록 국내 제조업 분야에서 일할 노동력이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국내 대학과 대기업이 협력해 양질의 외국인 근로자를 사회로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 평균연령 43세, 2026년엔 일본 추월할 듯

국내 제조업체들이 일감이 있어도 정작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전정긍긍하고 있다는 사실은 더이상 뉴스가 아니다. 지난해 한국경제연구원이 ‘제조업 근로자의 고령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국내 50대 이상 제조업 근로자의 비중은 지난 2010년 15.7%에서 지난 2020년엔 30.1%로 무려 2배 가까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15~29세 비중은 21.6%에서 15.2%로, 30대 비중은 35.1%에서 27.8%로 각각 6~7%P 가량 줄었다.

<출처: 한경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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