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조플랫폼] 하루 만에 부품이 ‘뚝딱’···프로토랩스

온라인 제조 플랫폼 캐파(CAPA)가 해외에서 활동하는 제조 플랫폼을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이번 순서는 지난 1999년에 설립된 세계 최대 규모의 제조업 플랫폼으로서 2021년 1월 또 다른 제조 플랫폼인 허브스(Hubs)를 인수합병한 프로토랩스(Protolabs)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디지털 제조 서비스(World’s Fastest Digital Manufacturing Service)’

미국의 대표적인 제조 플랫폼 ‘프로토랩스(Protolabs)’의 홈페이지에 적혀있는 문구입니다. 어떤 회사든지 저마다 자신들의 강점을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수사(修辭)를 사용하지만, 적어도 프로토랩스에게 ‘가장 빠른 제조 서비스’라는 문구는 과장이 아닙니다.

프로토랩스가 자체적으로 보유한 CNC 장비. [사진: 프로토랩스]

 

실제로 프로토랩스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대규모 장비 <위 사진 참조>를 바탕으로 일부 제조 공정의 경우 주문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제품을 생산해 고객에게 전달합니다. 보통 제품의 납기일은 CNC나 3D프린팅, 판금은 주문 시점으로부터 1~7일, 사출성형은 보름 이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출성형 납기 단축 목표로 창업, 12개 지역서 직접 생산 

프로토랩스는 지난 1999년 미국 미네소타에서 설립됐습니다. 창업자인 래리 루키스(Larry Lukis)는 플라스틱 사출성형 방식으로 부품을 제조할 때, 납기(lead time)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프로토랩스를 설립했다고 합니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루키스는 기계와 연동된, 당시로서는 상당히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전통적인 제조 공정을 자동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대부분의 제조업 플랫폼 사업자들이 애초부터 플랫폼 비즈니스로 출발한 것과 달리, 프로토랩스는 ‘제조업’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실제로 고객의 주문을 받아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제조업체들에 생산을 맡기는 대다수 제조 플랫폼들과 달리, 프로토랩스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주문을 자체적으로 보유한 설비를 이용해 직접 생산합니다. 

 

지난 2020년 말 기준으로 프로토랩스는 미네소타를 비롯한 전세계 11개 지역(2021년말 현재 12개)에 걸쳐 700개 이상의 CNC 공작기계 및 선반, 약 270개의 금형사출 프레스 기계, 약 200개의 3D 프린터, 30여 개의 판금 가공기계 등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규직원만 약 2400명에 달하며 2020년까지 4만건 이상의 주문을 처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애초 사출성형의 납기일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업체답게 지금도 사출성형 관련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다음으로 CNC, 3D프린팅, 판금 관련 매출이 많습니다. 

프로토랩스 관련 주요 수치. [기준: 2021년, 자료: 프로토랩스]

 

‘허브스(Hubs)’ 인수로 잠재시장 규모 1000억달러 이를 듯

프로토랩스는 2021년 1월 또다른 제조 플랫폼인 허브스를 인수했습니다. 애초 사명이 ‘3D허브스’였던 허브스는 3D 프린팅 주문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 시작해 CNC, 판금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혔습니다. 제조 분야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허브스는 전세계적으로 240여 곳의 제조 파트너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프로토랩스의 허브스 인수는 단순히 동종업계 경쟁사를 인수해 덩치를 키우는 것을 넘어, 남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지금처럼 모든 주문을 자체적으로 제작하던 방식에 더해 여타 제조 플랫폼처럼 파트너들과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이 보다 확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시장에서는 독일과 영국, 일본에 지사가 있지만 대부분의 매출이 미국에서 발생하는 프로토랩스 입장에서는 멕시코, 인도, 중국 등 제조 원가가 싼 국가에 파트너를 보유한 허브스를 인수함으로써 프로토랩스의 영역이 훨씬 확대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실제로 금융업계에서는 허브스 인수를 계기로 프로토랩스의 잠재시장 규모가 지금의 약 5배 수준인 최대 1000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프로토랩스는 2021년 1월 또다른 제조 플랫폼인 허브스를 인수했다.&amp;nbsp;

프로토랩스측은 당분간 두 회사를 물리적으로 합병하지 않고, 허브스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도록 한다는 계획입니다. 허브스의 CEO도 인수 이전부터 CEO를 맡았던 브람 드 즈워트(Bram de Zwart)가 계속해서 맡기로 했습니다. 즈워트 CEO는 네덜란드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3D 프린터 제조업체인 ‘3D시스템즈’에서 프로덕트 매니저로 근무한 경력이 있습니다. 

프로토랩스의 CEO는 지난 2020년 말부터 로버트 보더(Robert Bodor)가 맡고 있습니다. 보더 CEO는 미국의 대표적인 제조업체 허니웰, 컨설팅기업 맥킨지 등을 거쳐 지난 2012년부터 프로토랩스에 합류했습니다.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기계공학 석사, 컴퓨터 과학/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전체 매출 93%가 기존 고객, 매출총이익률 50% 넘어

작년 1분기부터 새롭게 적용된 프로토랩스의 플랫폼 ‘프로토랩스 2.0’자체 소프트웨어를 통해 견적 산출 과정을 자동화해 빠르게 견적을 낼 수 있도록 한 것이 경쟁력입니다. 빠르면 몇 분, 복잡한 공정의 경우 수 시간 내에 견적을 내줍니다. 먼저 고객이 3D 도면을 업로드하면 플랫폼에서 제조성 검증을 거쳐 적정한 가공 방식에 따른 견적을 매기고 주문을 넣게 됩니다. 

특히 처음에 받은 견적이 고정불변인 것이 아니라, 고객이 주문 이후에도 재료나 마감 방식, 수량, 납기일에 대한 변경을 요청할 수 있고 이는 곧바로 새로운 견적에 반영돼 고객에게 전달됩니다. 

프로토랩스에서의 주문 과정

 

프로토랩스 고객들은 재구매율이 굉장히 높습니다. 지난 2020년 기준으로 매출의 93%가 기존 고객으로부터 나왔으며, 또 특정 고객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2%를 넘는 경우가 없을 정도로 고객군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습니다. 

 

프로토랩스의 매출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다소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 매출은 전년보다 4% 증가한 약 4억59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코로나가 터진 이듬해엔 6% 가량 줄어든 4억3400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프로토랩스는 매출액에서 매출원가(판매비와 관리비 등은 제외)를 뺀 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이 50%에 이를 정도로 굉장히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이에 비해 허브스의 매출총이익률은 20~25% 수준에 이를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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