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알못’의 제조공법 탐험기] 손톱깎이(판금 가공) 편

안녕하세요! 저는 캐파(CAPA)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에이팀벤처스 콘텐츠팀의 엘라입니다. (a.k.a 제조’알못’)
우당탕 좌충우돌 제조 ‘알못’인 제가 제조 ‘덕후’가 되는 그날까지의 여정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우리가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몰랐던 생활용품 중심으로 어려웠던 제조 공법에 대해 쉽고, 친근하게 소개할 예정입니다. 🧐

 

만화 슬램덩크의 한 장면 (출처: 만화 슬램덩크)

아래의 이미지는 인기 만화 ‘슬램덩크’의 한 장면입니다. ‘정대만’이라는 인물이 농구가 하고 싶다며 울부짖는 장면이죠. 캐파(CAPA) 서비스를 운영하는 에이팀벤처스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제가 딱 정대만의 심정과 같았습니다.

명색이 온라인 제조 플랫폼에서 일하는데 제조 ‘알못'(알지 못하는 사람, 문외한)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제조 공법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기로 했습니다. 오늘은 CNC 가공, 내일은 금형 사출, 그다음 날은 3D 프린팅, 그다음 날은 판금 가공, 그다음 날은…

사실 처음엔 읽어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각각의 제조 공법들로 만들어진 물건들은 도대체 무엇이고, 과연 나의 생활 반경 안에 해당하는 제품들이 있을까 싶은 의문만 들었습니다. 무슨 말인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자 저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았나 봅니다. 그래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자연스레 설거지를 하고 손톱, 발톱을 깎았습니다(저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설거지와 손톱, 발톱 깎기입니다).

이 두 가지 중에서도 손톱을 깎는 행위는 저에게 마음의 안정, 그 이상을 선사해줍니다. 깎을 손톱이 분명히 없음에도 불구하고 손톱깎이를 만지작거리곤 합니다. 어제 깎았는데 ‘오늘 다시 한번 더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저는 무인도에 가게 된다면 꼭 가져가야 할 물건 중 하나로 주저 없이 손톱깎이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깨달음이 찾아왔습니다. 마치 인류의 난제를 푼 학자마냥 손톱깎이를 보면서 놀라움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이게 바로 금속 가공의 결정체다!’

순간 365일, 일 년 내내 가장 가까이 붙어있던 손톱깎이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다시금 요리조리 살펴봤습니다.

 

<출처 = 셔터스톡>

판금 등 30여 가지 금속 공정 거쳐야 

 

손톱이 깔끔하게 잘려나갈 수 있도록 섬세하게 가공된 금속날부터 시작해 큰 힘을 쓰지 않아도 부드럽게 손톱, 발톱이 잘려나갈 수 있도록 지렛대 원리를 사용한 것 등 손톱깎이 각 부품의 모양과 작동 원리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아주 작고 간단해 보이지만 손톱깎이 하나를 제조하는 데는 30여 가지가 넘는 금속 공정을 거쳐야 한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공정은 금속 재료를 절단하거나 구부려서 특정 형태를 만드는 판금 가공(판금가공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클릭’하세요) 입니다. 대량 생산에 최적화된 공법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판금 가공의 공법 중 하나인 프레스 과정을 진행합니다. 프레스는 철판 자재를 구부리거나, 구멍을 낼 때 사용하는 공법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손톱깎이의 몸체와 레버 부분을 만듭니다. 이렇게 확보한 몸체와 레버는 정밀가공 방법 중 하나인 연마 작업을 통해 표면을 매끈하게 만들어줍니다. 연마 가공은 인류가 사용한 가공 공법 중 가장 오래된 공법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손톱깎이에서 반질반질해서 ‘때깔이’ 달라 보이는 부분은 연마 가공을 통해 완성된 겁니다.

그 다음엔 손톱을 깎은 후 매무새를 정리할 수 있는 손톱 갈이용 줄을 새겨 넣습니다. 모든 제조 공정을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손톱깎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손톱을 깎을 수 있는 칼날 부분을 날카롭게 하는 과정인 치연을 거치고 나면 우리가 흔히 보는 손톱깎이의 모양새가 나오게 됩니다. 이러한 제조 공정은 기계를 통해서도 진행되지만 여전히 사람의 손으로 진행되는 부분도 많습니다. 각 공정마다 과학적으로 계산을 하고 섬세하고 꼼꼼한 노력을 기울여야 나올 수 있는 물건입니다. 

 

그동안 언제,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익숙한 물건이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는데, 제조 공법에 대해 공부하면서 손톱깎이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까다롭고 다양한 공법을 거쳐 탄생한 손톱깎이를 보며 새삼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는 말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특히 제 손에 이미 익숙하게 길들여진 손톱깎이를 보면서 애틋한(?) 마음마저 듭니다. 새로운 손톱깎이를 맞이할 때 까지 소중히 여기고 사용해야겠습니다.

 

직업병이랄까요? 이제는 금속으로 되어있는 물건들을 보면 ‘저건 무슨 공법을 거쳐 만들어진거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손톱깎이처럼 있을 때는 모르지만 없으면 불편한 일상 속 생활용품들을 하나씩 찾아 어떤 제조 공법으로 만들어졌는지 탐험해보겠습니다! 

제조 ‘알못’이 과연 제조 ‘덕후’가 될 수 있을지,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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