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길잡이] PCB 설계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PCB(Printed Circuit Board)는 제품에 특정한 기능을 부여하기 위해 반도체를 비롯해 다양한 부품을 하나의 판 위에 모아놓은 인쇄회로기판입니다. 부품이나 배선 등이 워낙 복잡하게 얽혀있다 보니 무턱대고 만들기에 앞서 철저한 설계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본격적인 제조, 건축에 들어가기에 앞서 ‘설계’를 우선적으로 해야한다는 점에서 집짓기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집을 짓기 위해선 먼저 ‘어떤 집’을 지을지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놓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평수는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방은 몇 개로 할 건지, 방마다 창문은 몇 개씩 배치할 것인지, 층과 층 사이를 연결하는 계단은 어느 곳에 위치시킬 것인지 등등 전체적인 구조가 짜여야만 삽을 들지 포크레인을 부를지도 결정할 수 있겠죠. 창문이 있어야 하는 방인데 사방이 막힌 방으로 만들고 나서 깨닫게 되는 불상사도 방지할 수 있고요.

 

PCB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특정 기능을 하는 회로기판을 만들기 위해서는 PCB 기판의 크기, 부품은 몇 가지 종류를 어떻게 배치할지, 레이어(layer)의 수, 부품들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홀(hole)은 어디에 뚫을지 등등 완성된 PCB의 모습에 대한 밑그림을 먼저 그려놓아야 본격적인 제조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PCB 제조를 위해 가장 처음 맞닥뜨려야하는 시작 단계지만, 결국 마지막 단계를 염두에 두고 작업해야 하는 단계. 오늘은 PCB 설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PCB 설계란? 

PCB 설계는 회로도에 포함된 전자부품 간의 배선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작업입니다. 단순히 부품의 위치를 정하는 수준과는 다릅니다. 부품들이 전기적인 특성을 띠기 때문에 전류의 용량, 전류의 간섭 등 고려해야 할 지점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하나의 부품을 배치해도 주변 부품과의 관계, 전기 배선의 위치 등 수많은 변수를 한 번에 고민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PCB 설계는 레이아웃(layout)이라고도 표현하지만, 아트워크(artwork)라고도 불립니다.

 

PCB는 특정한 기능을 하도록 고안된 회로기판입니다. 기기가 원하는 방식대로 작동하려면 수많은 부품들이 설계도에 따라 적정한 위치에 적절하게 배치되어야 할 것입니다. 본격적인 설계에 앞서 각각의 부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PCB에 실장되는 주요 부품 가운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부품 10가지에 대해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PCB 부품의 종류

① 저항(기)

다양한 색깔의 저항들. (사진=모션엘리먼츠)

저항(기)은 전류가 과도하게 흐르지 않도록 해줌으로써 과열에 따른 화재나 부품의 파손을 막아주는 기능을 하는 부품입니다. 위 사진 붉은 원 안에 있는 부품이 있는데요, 숫자가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적힌 숫자는 저항값을 의미합니다. 

 

흔히 사용하는 저항 부품에는 아래 그림과 같이 각기 다른 색깔의 띠가 새겨져있습니다. 띠의 색깔은 물론 갯수와 위치에 따라 나타내는 저항값(단위 : Ω ‘옴’)이 달라지게 됩니다. 색깔에 따른 차이는 위 표를 참고하면 됩니다. 그러면 아래 그림을 통해 실제로 저항값을 구해볼까요. 

(출처 : www.seeedstudio.com)

 

위 사진에서처럼 띠가 3개 그어져 있다면 처음 두 밴드는 저항 값의 처음 두 숫자를 나타내고, 세 번째 밴드는 10에 대한 승수를 나타냅니다. 즉,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AB × C ± 20%

 

마지막 숫자 20%는 오차를 의미합니다. 오차가 별도로 표기되지 않은 경우엔 기본 허용 오차(± 20%)를 적용합니다.

위 사진에서는 갈색과 검정색 밴드가 사용됐는데요, 표에 대입해 보면 첫 번째 갈색 밴드는 1을, 두 번째 검은 밴드는 0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AB는 ‘10’을, C는 10¹을 의미하게 됩니다.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0 × 10¹ ± 20% = 100 Ω ± 20%

 

색 띠의 갯수에 따른 규칙은 아래처럼 달라집니다. 

4개 : AB × C ± D%
5개 : ABC × D ± E%
6개 : ABC × D ± E%, F
*F는 온도 변화 계수(단위 %, 온도 변화에 따른 저항치의 변화율)를 의미합니다.

이제 각기 다른 색깔의 띠가 6개쯤 있더라도 저항값을 읽어내는 건 문제 없겠죠?

 

② 트랜지스터

트랜지스터는 스위치 혹은 증폭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반도체 장치입니다. 전도, 절연이 가능하죠. 다양한 기능을 하는 부품으로 PCB 회로 공정에서 매우 중요한 부품으로 꼽힙니다. 크기가 작고 수명이 상대적으로 깁니다.

 

③ 커패시터 혹은 콘덴서 

에너지를 저장하는 부품입니다. 일종의 충전식 배터리 역할을 합니다. 일시적으로 전하를 유지하고 회로의 다른 곳에서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할 때마다 에너지를 방출해줍니다.

 

④ 인덕터

인덕터는 커패시터와 마찬가지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능을 합니다. 인덕터는 커패시터와 달리 에너지를 자기장의 형태로 저장합니다. 인덕터를 둘러싸는 코일의 형태는 다양합니다. 자기 코어를 감싸는 형태가 자기장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해 결과적으로 저장 에너지를 증폭합니다. 인덕터는 무선 장비의 간섭을 차단하거나, 특정 신호를 차단하는 데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⑤ 변압기(트랜스포머)

변압기는 전압을 증가 혹은 감소시키고 한 회로에서 다른 회로로 전기 에너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변압기를 통해 전압이 ‘변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덕터와 마찬가지로 변압기는 적어도 2개 이상의 코일이 감겨있는 철 코어로 구성됩니다. 2개의 코일은 △소스 코일과 △회로 보조 코일입니다.

PCB에 사용되는 변압기의 원리는 길가에 서있는 전신주와 비슷합니다. 다만, 전신주에 사용되는 변압기는 규모가 훨씬 큰 산업용 변압기인데요, 산업용 변압기는 오버헤드 전송선(전력이 생성된 스테이션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전력을 보내는 선)에서 보내지는 수십 만 볼트의 전압을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수준인 수백 볼트의 전압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⑥ 다이오드

다이오드(좌)와 발광다이오드 LED(우). (사진=셔터스톡)

다이오드전류가 흐르는 방향을 바꿔주는 장치입니다. 전류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게되면 보드와 다른 부품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다이오드를 설치해 잘못된 전류의 흐름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요즘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LED(발광 다이오드)도 다이오드의 한 종류로, 빛을 내는 것(발광)이 특징입니다. 

 

⑦ 사이리스터 

(출처 : ko.pnpmachine.com/)

 

사이리스터(Thyristror)회로의 연결을 제어하는 스위칭 소자입니다. 별칭으로 SCR(Silicon Controlled Rectifier, 실리콘 제어 정류기)라고도 부릅니다. 스위칭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스위치나 트랜지스터와 비슷한 기능을 하지만, 작동 방식에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스위치는 손으로 스위치를 눌렀을 때만 회로가 연결되는 데 반해, 사이리스터는 일정 이상의 전압을 가했을 때 회로가 연결됩니다. 더 많은 전력을 사용하도록 전환해야할 때 적합한 부품입니다.

 

⑧ 전위차계

전위차계(potentiometer)는 저항값을 바꿔주는 기능을 합니다. 저항값을 조절하면, 전압 또한 달라지게 됩니다. 전위차계의 목적은 저항값을 변경해 전압을 제어하려는 데에 있습니다.

직렬로 연결된 두 저항의 스위치를 바꾸면 각 저항에 걸리는 값을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전위차계가 작동하더라도 개별 저항의 값이 달라질 뿐, 연결된 저항의 합산 값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저항의 합산 총량 안에서, 각 저항에 걸리는 저항값을 키우고 줄여서 조절할 수 있는 것입니다. 

 

⑨ 집적회로(IC)

집적회로(좌, 출처=셔터스톡)와 집적회로의 내부(우, 출처=devicemart.blogspot.com).

 

하나의 반도체 기판 위에 각각의 회로소자(다이오드, 트랜지스터 등 회로를 구성할 때 사용하는 전자부품)가 분리되지 않은 고밀도의 상태로 집적(集積)된 전자회로를 말합니다. 흔히 IC(Integrated Circuit)라고 불립니다. 형태적으로는 부품, 또는 소자(素子)이지만 기능적으로는 많은 소자로 구성된 회로입니다. 

 

⑩ 수정 발진기

수정발진기는 수정(Crystal)을 이용하여 전기 진동을 일으키는 장치입니다. 전기 진동을 통해 원하는 수준의 ‘주파수’를 만들게 되죠.

수정은 종류·형상·크기 등에 따라 고유 진동 주파수가 달라집니다. 수정 발진기 안에는 극판에 붙은 수정조각이 있습니다. 수정에 압력이 가해지면 전압이 발생하고, 전압이 가해지면 모양이 변형(압전변환작용)됩니다. 전기 진동과 주파수를 만드는 데에는 이러한 수정의 특성이 활용됩니다.

회로는 보통 데이터를 무선으로 송수신할 때 진동이나 주파수가 필요합니다. 수정발진기를 이용하면 보통 수십kHz에서 수십MHz까지 주파수를 만들 수 있습니다. 

 

복잡한 부품 배치, ‘거버파일’로 해결

각 부품별 특성과 고려 사항 등을 검토했다면 이제 직접 PCB를 설계할 차례입니다. 즉, 각각의 특성에 따라 선택한 부품들을 PCB 기판 위에 배치하고 전기 배선을 연결하도록 설계도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PCB 설계 시에는 부품들의 위치, 전선의 배치뿐만 아니라 기판의 크기, 레이어별로 연결되는 홀(hole)과 레이어 층수 등 다양한 변수들이 포함돼야 합니다. 부품이 많을수록 연결해야 하는 전기 배선은 더 많고 복잡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요소들을 어떻게 일일이 정리할까요.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품의 배치부터 전기 배선, 홀과 솔더마스크까지. 복잡하고 다양한 변수를 보기 쉽게 정리해주는 툴(tool)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거버파일(Gerber file)’입니다. PCB 설계를 의뢰했을 때 결과물로 받게 되는 것이 바로 ‘거버파일’이죠.

 

거버파일(Gerber file)이란? 

거버파일은 PCB 회로 기판의 구성요소(솔더 마스크, 동박 패턴 등)와 외형 가공 정보(드릴, 라우터 등)를 컴퓨터 상에서 알기 쉽게 표현해주는 대표적인 파일 형식입니다. 

*라우터(Router) : 원하는 제품 크기 형태로 가공하기 위해 PCB 외각을 다듬는 방법> 

 

1980년대 오스트리아 출신의 발명가이자 사업가인 조셉 거버(Joseph Gerber)가 발명해서 그의 이름을 따 ‘거버 파일’로 명명되었습니다. 조셉 거버가 경영했던 ‘Gerber Scientific’사는 지난 1998년 벨기에의 ‘Barco’s ETS(Electronic Tooling Systems)’사에 인수됐습니다. 현재는 Barco’s ETS에서 분사한 ‘Ucamco’사가 지속적으로 거버 포맷을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거버 파일에는 어떤 조건들을 담을 수 있을까요? 거버 파일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들을 살펴보고, 설계 전에 필요한 내용들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거버 파일의 핵심 구성요소

거버파일 예시 화면. (출처 : saplepcb.co.kr)

솔더마스크

솔더마스크는 PCB의 구리 트레이스를 보호하고 전기 단락을 방지하기 위해 PCB를 덮는 코팅을 말합니다. PCB 기판을 덮고 있는 초록색 코팅이 솔더마스크입니다. 솔더마스크 코팅을 하면 납땜을 했을 때 납이 주변으로 번지지 않고, 제자리에 잘 머무르게 됩니다. 솔더마스크의 기본 컬러는 녹색이지만, 파란색, 빨강색, 흰색, 검정색, 노란색 등 다양한 컬러가 있습니다. 

 

실크스크린

실크스크린은 PCB의 최상위층을 말합니다. 실크스크린에는 PCB 기판위에 실장될 부품의 배치가 흰색 선으로 표현됩니다. 실크스크린에는 PCB에 실장된 부품들의 번호, 테스트 포인트, 극성 등이 표현됩니다. 실크스크린은 인덕터, 저항 등 부품들의 값을 지정해 잘못된 위치에 부품을 배치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흰색 잉크 외에도 빨강, 검정, 노랑, 파랑 등 다양한 색상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실크스크린 위에 표현된 전기 배선(연한 초록색 선)과 부품 위치(C107 등은 부품 번호를 의미).

 

솔더페이스트

솔더페이스트는 PCB 기판 위에 납땜으로 붙이는 물질을 말합니다. 납땜용 합금이라고도 하는 솔더 페이스트는 ‘접착제’의 역할을 합니다. PCB 기판 위에 솔더 페이스트를 바르고 부품을 배치하고 열을 가하면 고정됩니다. 솔더페이스트는 플럭스(산성 혼합물의 하나로 끈적이는 물질) 중 하나입니다. 솔더페이스트는 파우더 입자처럼 곱게 갈린 납 합금이 포함돼있는 플럭스죠. 솔더페이스트는 PCB 기판 위에 부품을 고정시키는 역할 이외에도 △접촉면을 깨끗하게 하고 △접촉면이 산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을 합니다.

 

  • SMT(표면 실장 기술, Surface Mount Technology): PCB 기판의 표면에 직접 실장할 수 있는 표면 실장 부품을 PCB 구멍에 삽입하지 않고 전자 회로에 솔더링(Soldering, 납땜)하여 부착시키는 기술을 말합니다. SMT 기술은 고밀도 실장을 실현하는 핵심 기술 중 하나입니다.
  • 메탈마스크: PCB 기판에 SMD(표면 실장 부품, Surface Mounted Device) 부품을 쉽게 납땜하기 위해 SMT 기기에 고정시키기 위한 일종의 지그를 말합니다. SMT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라도, 최근에는 손쉽게 부품조립을 하기 위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정교한 표면실장기술(SMT).

 

  • 자삽: 자동 삽입기에 기판을 장착해 부품 삽입 시 부품 좌표의 기준이 되는 홀을 말합니다. PCB에 부품을 실장할 때 자삽이 있으면 자동으로 장비가 인식마크를 인식해서 특정 부품을 삽입할 수 있도록 합니다. 
  • 동박: 동박은 전기 배선을 형성하는 얇은 구리 판을 말합니다. 단위는 oz(ounce)를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기판에서는 1oz가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 비아홀: 비아(VIA)홀은 부품을 삽입하지 않고 회로를 구성하는 구멍을 말합니다. 비아홀은 금속(주로 구리, Cu)으로 도금되어 층과 층 사이를 전기적으로 연결합니다.

 

PCB설계 의뢰, 제작 목적과 시나리오 작성이 핵심

거버파일과 함께 PCB 설계를 제대로 의뢰하기 위해서는 파트너(제조업체)에게 필수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가장 필수적인 요소로 △제작 목적과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원하는 제품을 정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제작 목적과 시나리오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제작 목적이란 어떤 기능을 하는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지를 말합니다. 전체적인 제품에 대한 컨셉을 의미하기도 하는데요. 이를 테면 ‘진공관 시계를 만들고싶다’ ‘히터제어 모듈을 만들고싶다’ 등이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 시나리오는 제품의 기능적인 부분에 대한 설명입니다. 제품이 어떤 식으로 작동됐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입합니다.

 

제작 목적과 시나리오를 명확하게 적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여기에 더해 제품이 사용할 전원(전압), 실장되는 부품들의 모델명 등 제품(부품) 스펙까지 적어준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이러한 정보를 기입하면 PCB 제작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는 PCB 설계 시나리오의 예시입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어떻게 작성하는 것이 좋을지 살펴보겠습니다. 

 

PCB 설계 시나리오 실전 사례

사례 1 ★☆☆☆ : 제작 목적/시나리오 Bad

온도 조절기에 사용하고자 하며, 제품에 열선을 장착해 히팅시키는 ‘히팅 자켓’입니다.
필요한 기능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히팅 중 이 회로의 저항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한 제품
2. 4채널, 16채널 이상의 온도 조절 가능한 제품(display 가능한 제품 연결)

이상의 사례는 제작 목적과 시나리오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제품에 대해 너무 포괄적으로 적은 경우인데, ‘히팅 자켓’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어떤 기능을 하는 제품인지 등에 대해 보다 상세히 풀어서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례 2 ★★☆☆ : 제작 목적/시나리오 Good, 스펙 X

진공관 시계를 만들려고 합니다. 진공관과 소켓은 저희가 공급할 수 있습니다. 보내드리는 PDF 도면에는 스위치가 3개 있고, 부저도 있는데요. 저희는 스위치 2개로 시간 수정 변경만 가능하게 프로그래밍 해주시면 됩니다. 프로그램도 짜주셔야 하고요, 진공관이 종류별로 사이즈 등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PCB를 이중구조로 만들어서 밑판에는 회로가 있고 윗판에는 진공관만 있는 구조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PCB 설계 및 시제품 제작, 프로그래밍까지 하는데 들어가는 제품 개발비용이 어느정도일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 사례는 첫 번째 사례보다는 제작 목적이 비교적 명확합니다. 다만, 전체적인 방향은 나와있지만 제품에 대한 스펙은 전혀 나와있지 않습니다. 전원은 220V인지, 110V인지, 배터리 방식인지 등에 대한 내용이 추가되는 것이 좋습니다.

 

사례 3 ★★★☆ : 제작 목적/시나리오 Great, 스펙 OK

PCB 히터제어 모듈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현재 PLC를 사용하여 SSR로 제어를 하고 있습니다. 부피를 줄이기 위해 PCB 개발이 필요합니다. PCB를 개발하는 이유는 PLC를 대체하고자 함과 PANEL의 사이즈를 줄이고자 함입니다. 17개의 히터를 제어하는 데에 HMI에 모니터링이 가능해야합니다. 온도값 역시 제어가 가능해야 합니다. 또한 중앙 통제실의 모니터에 온도 데이터를 가져가는 방식이고, 중앙통제실에서 TCP/IP로 데이터를 가져가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HMI와 PC의 통신은 이더넷으로 해야하며 각각의 히터단선 및 온도보상도선의 단선도 검출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메인 장비와의 인터록도 해야합니다. 온도가 최저나 최고점이 되었을 때 장비에 신호를 줘서 알람이 울리게 해야합니다.
전원은 110V입니다. 제어할 히터는 모두 17개이고, 히터 각각의 최고 온도는 220도, 상시 150도, 최저 130도입니다. 개발이 완료되면 100여장 정도를 먼저 생산할 예정입니다. 개발비와 100여 장 양산 시 견적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작 목적과 시나리오가 잘 정리된 모범 사례입니다. 시제품 제작 전문 캐파 파트너인 ‘레인메이커’ 김성회 대표는 이번 사례에 대해 “제품을 제작하는 목적, 동작을 위한 시나리오가 잘 적혀있는 사례”며 “전원, 최고 온도 등 주변 스펙을 포함한 내용들이 추가돼있어 잘 작성해주신 시나리오”라고 말했습니다.

 

사례 4 ★★★☆ : 제작 목적/시나리오 Good, 제품 스펙 Good

토양에 수분이 없을 경우 액정에 표시해 알람을 해주고, 버튼을 이용해 시작정지 타이머를 돌려 15초간 순환모터를 작동시키고 꺼지게 하는 기능을 만들고 싶습니다. 설계 시 PCB 크기와 설계 비용, 샘플 비용 대량생산 시 비용을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물통에 일정물이 없어서 액정에 알람을 해주는 기능도 되고 평상 시는 시계와 온도를 표시해주는 기능이 있었으면 합니다.

<구성>
– 12v 순환모터 [워터펌프814A]
– 시작정지타이머 [FK-5102] 9V
– 수위센터 [FK902] 9V
– 토양수분지시계 [FK908] 9V
– 수위지시계 [FK902] 9V

이번 사례는 제품의 스펙을 가장 잘 적어주신 모범 사례입니다. ‘레인메이커’ 김성회 대표는 “부품 하나를 찾는 데에 길게는 한 달까지 걸리기도 한다”며 “모터나 타이머 등 부품들의 스펙을 상세히 적어주시면, 부품을 하나하나 찾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디자인·기능·회로설계 난이도 

지금까지 PCB 설계에 앞서 PCB에 사용되는 구체적인 부품들, 거버파일, 설계 의뢰시 필요한 시나리오 작성방법 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밖에도 PCB 설계에 앞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PCB 전문가들은 △제품 디자인 △제품 기능 △회로 설계 난이도를 공통적으로 꼽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제품 디자인

소형 PCB부터 가로가 긴 PCB, 넓적한 PCB까지, 제품 디자인에 따라 달라지는 PCB 크기 (사진=모션엘리먼츠)

PCB가 장착될 제품 자체가 얇고 긴 직사각형 모양의 디자인이라면 PCB 기판을 정사각형 모양으로 만들 수 없겠죠. 이처럼 제품의 디자인은 PCB 기판의 크기를 결정하는 가장 명확한 요인입니다. 이처럼 제품디자인은 PCB 설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얇고 길쭉한 제품 안에 들어갈 PCB를 설계한다면 PCB 기판 역시 얇고 긴 형태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이때 회로가 복잡하다면 PCB 기판의 크기를 줄이되 레이어가 추가돼야 합니다. ‘핸텍’노진문 대표는 “(PCB 기판의) 크기만 키우면 크게 자르기만 하면 되지만, 레이어를 늘리면 적층 과정과 추가 공정이 생긴다”며 “쌓을 때 전선이 조금만 틀어져도 안 맞고 비용도 높아지기 때문에 숙련된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제품 기능

제품의 기능이 고도화될수록 PCB 설계는 복잡해집니다. 단순히 ‘껐다, 켰다’만 가능한 랜턴과 밝기 조절이 가능한 랜턴은 PCB 설계 단계에서부터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전원을 켜면 작동만 하는 공기청정기와 공기 오염도를 감지해서 바람 세기까지 조절하는 공기청정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기기의 작동 수준을 조절하거나 센서가 감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명령을 내리거나 연산이 필요한 기능 등은 펌웨어(firmware, 하드웨어의 제어와 구동을 담당하는 운영체제)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어합니다. 설계 시 펌웨어 소프트웨어를 담는 MCU(Mciro Controller Unit), CPU(Central Processing Unit)와 같은 칩(chip)을 염두에 두고 설계를 진행해야 합니다. 

김성회 레인메이커 대표는 “최근 IoT(사물인터넷)가 생활 가전 곳곳에 적용됨에 따라 기기가 작동하는 데이터가 애플리케이션에 연동되는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의 제품에 펌웨어가 활용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회로 설계 난이도

(사진=모션엘리먼츠)

PCB 설계 과정에서 난이도를 높이는 변수들은 다양합니다. 대표적으로 ‘집적도’가 있습니다. 최근 대부분의 제품은 크기가 작습니다. PCB 크기는 작은데 고기능의 부품들을 실장하는 기술이 필요한 만큼 설계 난도는 높아집니다.

노진문 핸텍 대표는 PCB 회로 설계를 도로 설계에 비유해 설명합니다. 노 대표는 “(좁은 면적 위에) 도로를 설계하는데 차량(전류)의 흐름이 원활하고 교차(합선)가 안 되도록, (그러면서) 데이터를 많이 싣고 가는 덤프 트럭이 지나갈 수 있는 수준의 도로를 따로 만들려면 훨씬 어렵지 않겠나”라며 “데이터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전파가 충돌하지 않게 하려면 설계 난이도가 높아진다”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도 △패턴 모양 △전송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 △전류의 양 △전파 △신호의 종류(전원 신호, 클럭 신호) 등은 설계의 난이도를 결정하는 요인들입니다. 노진문 대표는 특히 데이터가 필요한 제품의 경우, 데이터 신뢰성을 위해서는 클럭 신호의 길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데이터들은 운동장 트랙처럼 병렬로 들어오는데 동시에 결승점을 통과하지 않으면 데이터를 신뢰할 수 없게 된다”며 이런 부분을 고려해 설계하려면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PCB 설계에 대한 필요한 개략적인 내용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이해에 도움이 되셨나요? PCB 설계 이후 단계인 제조와 조립(SMT) 편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온라인 제조 플랫폼 캐파(CAPA)가 5월 2일부터 PCB 서비스를 출시합니다. 캐파에서는 PCB를 비롯해 다양한 제조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제조업 파트너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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