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printing(프린팅), 대량생산에 불리하다고요?

3D printing

3D printing VS. CNC, 둘 다 대량생산보다는 시제품이나 소량 생산에 적합한 제조 방식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속하게 제품을 대량으로 찍어낼 수 있는 금형사출이나 판금 등과 비교하면 제품 하나를 생산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3D printing(프린팅)은 대량생산에 대한 메리트가 거의 없다는 평가입니다. CNC 가공의 경우 대량생산을 고려해 공정을 설계하면 어느 정도 시간 절약의 이점을 누릴 수 있지만 3D프린팅은 하나를 만드나 10개를 만드나 단위당 생산에 걸리는 시간이 거의 일정하기 때문입니다. 대량생산에 있어 3D프린팅은 CNC 보다 불리하다, 언제나 ‘참’인 명제일까요?

 

 

대량생산 이점 가진 CNC, 빈 속이라면?

CNC 가공으로 여러 개의 제품을 만들 경우, 여러 개 재료의 동일한 부분을 반복적으로 깎아내는 식으로 공정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더 빠르게 반복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 생산에 걸리는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3D printing
조각 작품을 가공하는 CNC 기계. (출처 : 모션엘리먼츠)

 

하지만 CNC 가공은 깎아내야 하는 부분이 많아질수록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이는 추가 비용을 유발합니다. 예를 들어 속이 비어 있는 제품을 CNC 가공으로 만들면 비용이 높아지게 되죠. 비어있는 공간을 하나하나 다 깎아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스테인리스 프라이팬, 전기밥솥 통과 같이 얇고 속이 빈 제품들을 CNC로 만들지 않는 이유입니다. 

하나하나 파내는 대신 얇은 판금을 누르거나 변형해서 만드는 것이 유리하죠. CNC 가공으로 프라이팬을 만든다면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비싸질 겁니다. 

 

이처럼 CNC 가공은 속이 빈 제품을 만드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구멍이 송송 뚫린 죽부인을 떠올려봅시다. 텅 빈 속을 CNC 기계로 하나하나 깎아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겠지요.

만약 이런 제품을 3D 프린터를 이용해 만들면 어떨까요? 하나씩 쌓아가는 방식으로 제품을 만드는 3D printing 방식에서 빈 공간은 가공이 필요없는 부분입니다. 특히 3D 프린팅은 제품의 구조보다 재료의 양에 따라 비용이 결정되는 측면이 큽니다. 죽부인 구조라면 구멍이 뚫린 공간만큼 재료가 적게 들테니, 3D 프린팅으로 제작했을 때 비용이 절약되는 것이지요. 최근엔 이러한 이점을 살려 3D 프린팅을 대량생산에 이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나이키 VS 아디다스, 3D 프린터로 경쟁? 

아디다스 3D printing 러닝화
아디다스 Futurecraft 4D. (출처 : Stock X)

 

지난 5월 아디다스에서 새로운 러닝화 모델을 내놨습니다. 바로 ‘4DFWD’입니다. 그물망 모양의 복잡한 밑창 구조는 달리기에 최적화된 움직임을 만들어줍니다. 여기서 잠깐. 이런 복잡한 밑창을 직접 만든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물망 구조를 CNC 가공을 통해 만들 수 있을까요?

아마 어려울 겁니다. 복잡한 구조도 구조지만, 대량 생산해야 한다면 제품 오류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닐 거에요. 복잡한 구조의 제품을 대량으로 만드는 데에 딱 맞는 가공방식은 3D 프린팅입니다. 

 

아디다스는 지난 2017년부터 3D 프린팅으로 운동화를 제조해 왔습니다. 이를 위해 미국의 3D 프린터 제조회사인 ‘카본(Carbon)’과 협업을 맺었습니다. 당시 아디다스는 2018년 한 해동안 10만 켤레의 운동화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세간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아디다스는 생산 목표를 달성함과 동시에, 3D 프린팅 운동화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게 되었습니다.

아디다스뿐일까요? 나이키 역시 오래 전부터 3D printing 방식으로 운동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나이키는 이미 지난 2013년에 3D 프린팅 방식으로 만든 운동화를 처음 선보였습니다. ‘나이키 진공 레이저 탈론(Nike Vapor Laser Talon)’이 바로 나이키에서 만든 최초의 3D 프린팅 운동화죠. 복잡한 구조의 신발 밑창만 3D 프린팅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좀 더 살펴볼까요.

 

샤넬, 3D프린터로 만든 마스카라 출시 

샤넬 3D printing 화장품
샤넬 3D 프린팅 마스카라 붓. (출처 : 샤넬)

화장품 산업에서도 최근 3D 프린팅은 각광받고 있습니다. 처진 속눈썹을 고정시키려면 마스카라의 역할이 매우 크죠. 얇은 속눈썹을 겹겹이 올리려면 마스카라의 붓이 어느 각도로 휘어졌는지, 얼마나 섬세한지가 중요할 겁니다.

샤넬은 마스카라 붓을 생산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3D printing 회사인 ‘에스프로 그룹’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가느다랗고 섬세한 마스카라 붓을 만들기위해서는 3D 프린팅만큼 좋은 가공방식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죠.

3D 프린팅으로 만든 마스카라 붓은 기존 제조 방식으로 만들어진 제품과 무엇이 다를까요. 샤넬의 3D 프린팅 마스카라 붓은 더 많은 양의 마스카라 잉크를 묻힐 수 있다고 하네요. 또한 섬세하게 제작된 마스카라 붓 덕분에, 우리는 마스카라 잉크가 속눈썹에 더욱 밀착되도록 바를 수 있다고 합니다. 

 

샤넬의 포부 역시 아디다스 못지 않습니다. 샤넬은 매달 100만 개의 마스카라 붓을 3D 프린팅으로 생산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처럼 복잡한 구조를 가진 제품이라면 3D 프린팅으로도 대량생산을 고려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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