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인프라로 3D프린팅 대중화에 앞장

[캐파 파트너스] 한국교통대 3D프린팅센터

온라인 제조 플랫폼 캐파(CAPA)에서는 캐파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파트너(제조업체)를 소개해드리는 [캐파 파트너스]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파트너 인터뷰에 관심이 있다면 content@capa.ai 로 문의해주세요.

교통 특성화 대학에서 왜 3D프린팅을?

‘한국교통대 3D프린팅센터’란 이름을 처음 접했을 때 들었던 솔직한 생각은 “교통대에서 웬 3D프린팅?”이었습니다. 교통 특성화 대학인 한국교통대에서 3D프린팅센터를 운영한다는 게 잘 와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알고 보니 거기엔 나름의 사연이 숨어있었습니다.

현재 한국교통대학교 소속인 3D프린팅센터는 지난 2012년에 ‘충주대학교’에 설립되었습니다. 충주대 산하 3D프린팅센터였던 거죠. 그런데 센터 설립 직후 충주대와 한국철도대학교가 지금의 ‘한국교통대학교’란 이름으로 통합되었습니다. 두 대학이 합쳐져 국내 유일의 교통 특성화 대학으로 거듭난 것입니다. 비록 이름은 교통대학교로 바뀌었지만 철도, 항공, 자동차 등 교통과 관련한 전공 외에도 다양한 전공 학과가 개설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교통대에는 3D프린팅 산업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 중 3D프린팅센터 소속 직원들은 앞으로 3D프린팅 산업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확신하며 관련 기술 및 지식 습득과 홍보에 그 누구보다 열심입니다. 이들이 온라인 제조 플랫폼 캐파(CAPA)의 파트너로 활동하며 외주 제작을 활발히 진행하는 것도 새로운 고객을 만나 3D프린팅의 잠재력을 알려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3D프린팅에 진심인 한국교통대 3D프린팅센터. 캐파가 이 곳에 근무하는 이성현 과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오늘은 캐파 파트너로 활동 중인 한국교통대 3D프린팅센터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3D프린터
3D프린터
한국교통대 3D프린팅센터가 보유한 장비들 (출처: 한국교통대 3D프린팅센터)

초기 교통·항공 위주서 우주·선박·의료로 범위 확장

Q. 한국교통대 3D프린팅센터는 어떻게 설립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재직 중인 박성준 센터장(기계공학과 교수)이 3D프린팅 기술이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패러다임을 일으킬 것을 예감하고 센터 설립에 앞장섰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변화를 일찌감치 예감하신 거죠. 3D프린터의 적층가공 방식이 기존 임가공으로는 제작이 불가능한 다양한 설계와 구조의 제품을 제조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마침 2013년부터 2018년 사이 3D프린팅 관련 국책 사업, 지원 사업 같은 것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센터장님께서 노력하신 덕분에 많이 선정될 수 있었죠. 처음에 고생한 덕분에 센터의 운영 기반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Q. 주로 어떤 분야의 제품을 만드나요?

설립 초기에는 교통 특성화 대학의 장점을 활용해 교통, 항공, 기계 등 공학 분야에서 필요한 제품을 3D프린터를 활용해 지원하였습니다. 현재는 우주, 선박, 의료 분야로 범위를 넓혀 연구 지원과 시제품 제작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센터에는 모든 종류의 3D프린터를 갖추고 있습니다. FDM, SLA, DLP, Polyjet, SLS, MJF, CJP, PBF 등 플라스틱부터 금속까지 다양한 방식과 재료로 제작이 가능합니다. 그중에서도 플라스틱 계열에서는 SLA 방식으로 각종 시제품, 케이스, 양산 부품을 제작하고, PBF 금속 계열에서는 SUS316L과 IN718 재료로 각종 기계 부품을 만들고 Ti6AI4V 재료로 의료기기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Q. 대학 부설 연구센터인데, 외주 제조를 하는 이유가 있나요

“물론 학술적 목적으로 장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런 고가의 산업용 3D프린터는 일반적으로 접하기 쉽지 않은데 저희는 이것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3D프린터가 과거에 비해 많이 대중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일부분만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학술 및 연구 목적으로만 사용할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3D프린팅 기술을 더 쉽게 접하고 장비의 활용성도 극대화하기 위해 외주 제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독일 금속 3D프린팅 제조업체 MOU
독일 SLM Solutions와 MOU 체결 당시 사진 (출처: 한국교통대 3D프린팅센터)

독일 금속3D프린팅 제조업체가 인정한 기술력

교통대 3D프린팅센터가 제조 의뢰를 받았을 때 유념하는 기본 원칙은 ‘상세한 상담’입니다. 이성현 과장은 “3D프린팅을 잘 모르는 고객도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도록 고객으로부터 구체적인 주문 상황을 파악한다”며 “이 과정에서 고객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한 포인트를 발견하여 최적의 제조 방식을 안내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한국교통대 3D프린팅센터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정부가 지정한 ‘3D프린팅 충북센터’로 선정돼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작년엔 독일의 금속 3D프린터 제조업체 ‘SLM Solutons’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독일에 본사를 둔 SLM Solutions는 최근 독일의 유명 카메라 제조업체인 니콘(Nikon)에 인수되었습니다. 교통대 3D프린팅센터는 MOU를 통해 ‘SLM Application Center’를 구축하기로 하고, 이 곳에서 금속 3D프린팅 전문인력 양성 및 아시아 지역 내 글로벌 제조 서비스 지원에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갈 계획입니다.

Q. 교통대 3D프린팅센터만의 강점과 노하우가 있다면?

“일단 장비 인프라 측면에서 전국에서 손꼽힐 만큼 다양한 장비를 보유 중인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제작 방식과 소재를 적용할 수 있어 (어떤 3D프린팅 제품이든) 저희 센터에서 한번에 제작해드릴 수 있기에 고객 입장에서는 큰 메리트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고객들과 상세한 상담을 진행하면서 고객이 기대하지 못했던 니즈까지 찾아드립니다. 아직까지는 3D프린팅 제조 방식을 많이 접해보지 못한 고객들이 많다 보니 3D프린터의 제작 가능 범위를 제한적으로 보고 문의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분들과 자세한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3D프린터로 제작할 수 있는 범위가 생각보다 훨씬 넓다는 것을 알고는 ‘이런 것까지 제조가 되는지 몰랐다’며 다들 놀라시더라고요.

한 번은 플라스틱 소재로 제작을 요청하신 고객이 있었습니다. 상담을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의약품을 생산하는 연구실에서 ‘무독성’ 제품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저희가 무독성 의료용 소재를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양산에 대해서도 따로 안내를 드렸습니다.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이런 경우 대부분 실제 주문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Q.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나요?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의 이벤트용 파우치를 양산하는 업체에서 시제품 제작을 의뢰받은 적이 있습니다. 양산을 염두에 두고 여러 디자인과 설계 변경을 저희 3D프린터를 이용해서 여러 차례 진행했습니다.
한동안 연락이 없었는데, 어느 날 직접 저희 센터를 방문해서 ‘덕분에 양산까지 잘해서 납품했다. 감사하다’며 양산품을 선물해주고 가셨습니다. 멀리 계신 고객이 센터가 있는 충주까지 시간을 내 직접 방문해 주셔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Q. ‘SLM Solutions'(금속3D프린팅업체)와는 어떻게 인연이 닿았나요?

“2016년부터 ‘SLM Solutions’의 금속 3D프린터 장비를 여러 대 구입해 보유해왔습니다. 최근 공장형 버전 제품까지 들여왔더니 SLM Solutions 측에서 저희의 규모가 심상치 않다고 느꼈나 봅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아시아 시장은 싱가포르에 지사를 두는 정도였는데, 저희 센터에 제조 기반이 이미 갖춰져 있기 때문에 ‘한중일’을 공략하기에 효과적이라 판단한 것 같습니다.

저희 입장에서도 이번 MOU 체결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머지 않아 금속 3D프린팅 제품이 기존의 금속가공품을 대체할 정도로 발전할 것입니다. 그러려면 국내에서도 제품을 가공하고 기기를 운영할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합니다. 이번 MOU를 통해 대당 7억~8억원에 달하는 고성능 장비를 지원 받을 수 있고 장비 운영 및 수리와 관련해 디테일한 부분까지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향후 전문인력을 양성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금속 3D프린팅 의료기기
금속 3D프린팅 의료기기
금속3D프린팅으로 제작한 의료기기 (출처: 한국교통대 3D프린팅센터)

금속3D프린팅으로 의료기기용 GMP 인증 마쳐

박성준 센터장은 해외에서 열리는 적층제조(Additive Manufacturing) 박람회에 매년 참석해 3D프린팅 시장 동향을 파악합니다. 해외에서 실제로 활용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보고 국내에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기 위함입니다.

이런 트렌드를 바탕으로 교통대 3D프린팅센터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헬스케어입니다. 일찌감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리하는 GMP 인증까지 마쳤습니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서나가기 위한 선제적인 투자인 것이죠.

Q. 식약처 GMP 인증을 받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센터장님께서 매년 ‘폼넥스트(Formnext)’ 같은 해외 적층제조 박람회에 참석하시면서 의료 분야의 위탁 제조를 맡으려면 GMP 인증은 필수라고 판단하셨습니다. 그래서 미리 준비를 해두었는데 타이밍이 좋게도 최근 의료 업계에서 헬스케어 제품도 3D프린터로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인식이 퍼졌습니다. 고객들이 3D프린팅 외주 업체를 찾을 때 2가지를 주로 봅니다. 금속 3D프린터를 보유했느냐, GMP 인증을 받았느냐죠. 저희가 그중 몇 안되는 업체이다 보니 관심 있게 봐주시는 것 같습니다.”

Q. 금속 3D프린팅이 의료 분야에 적합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임플란트를 예로 들면, 다공성(多孔性) 구조로 제조하는 것은 전통적인 기술로는 불가능했습니다. 그 때문에 일반 티타늄 임플란트는 뼈에 안착이 잘 되지 않습니다. 이에 반해 3D프린터로 제작한 다공성 구조의 임플란트는 중간중간에 생긴 구멍이 뼈를 꽉 잡아주는 효과를 주어 생체적합성이 높습니다. 현무암처럼 생겼는데 압착력이 높다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이런 기술은 적층제조여서 가능합니다.”

Q. 해외 수출도 고려하고 있나요?

“물론입니다. 우선 일본이나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미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해외에서 인정 받아 판매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희가 의료기기 수출의 중심이 되면 글로벌 시장도 당연히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한국교통대 3D프린팅센터 전시실
한국교통대 3D프린팅센터 장비실
전시실 및 장비실 (출처: 한국교통대 3D프린팅센터)

고객 직접 연결이 CAPA 장점, 자연스럽게 홍보도

한국교통대 3D프린팅센터는 작년 1월 캐파 파트너에 가입한 뒤 꾸준히 활동해 오고 있습니다. 특히 캐파에서 새로운 고객을 만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합니다. 이성현 과장은 특히 “제조 방식에 대해 잘 몰라서 망설이는 고객을 돕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Q. 꾸준히 캐파를 이용하면서 느낀 캐파만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제조업체와 고객을 ‘다이렉트’로 연결해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직관적인 UI(사용자환경)로 고객과 쉽게 컨택할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특히 저희는 외부 광고나 홍보를 하지 않아서 아직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데, 캐파에서 견적서 발송을 하면 (계약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저희를 알릴 수 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도 손쉽게 다양한 업체의 견적을 받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Q. 캐파를 통해 만나고 싶은 특정 유형의 고객이 있나요?

“특정 고객을 꼽는다면 스타트업 고객 분들을 뵙고 싶습니다. 국가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 시작한 스타트업들이 제조 방식에 대해 잘 몰라서 수백만 원을 낭비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국가가 지원하기로 했다는 건 그만큼 시장성이 있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인데, 어렵게 받은 지원금을 알차게 쓸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시제품들은 대부분 초도 생산 수량이 적거나 해서 금형으로 제작하기엔 한계가 있을 겁니다. 3D프린터는 제작 형상의 자유도가 높고 소량 생산에도 적합하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원하는 시제품을 큰 부담이나 어려움 없이 제작하실 수 있습니다.

처음엔 제조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저희가 많이 알려드리면서 작업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 좋은 관계를 맺고 나중에 그 스타트업이 성장하게 되면 저희와 계속 인연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저희 입장에서도 좋고, 국가 발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거죠.”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3D프린팅 제조업체’ 하면 ‘한국교통대 3D프린팅센터’가 떠오를 수 있게 국내 3D프린팅 발전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3D프린팅 전문인력 양성과 다양한 인프라 구축에도 앞장설 계획입니다. 저희는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품질의 제품 제작이 가능합니다. 캐파를 통해 더 많은 고객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한국교통대학교의 비전은 ‘Connect the World’, 세상과 통하는 대학교가 되는 것입니다.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곳 3D프린팅센터의 모든 구성원들은 ‘3D프린팅의 대중화’를 통해 세상과 연결되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캐파가 그러한 꿈을 이루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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